<전생담(자타카)>에는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과거 전생에 보살행을 실천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시비왕이 비둘기의 무게만큼 자신의 허벅지살을 떼어 준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시비왕(尸毘王)은 왕위에 오르자 백성을 위하여 보시를 하였다. 재물의 보시로는 만족할 수가 없어서 자신의 살과 피를 떼어주기로 결심하였다. 불법의 수호신인 제석천이 시비왕의 자비심을 시험하기 위하여 사나운 매로 변하여 비둘기를 쫓아 시비왕의 왕궁에 들어갔다.

매가 왕궁에 숨은 비둘기를 내놓으라고 시비왕에게 요구하자 왕은 거절한다. 매는 비둘기의 고기와 피를 먹지 않으면 자기의 새끼들이 굶어 죽으니 숨은 비둘기를 내놓든지, 왕의 생살을 비둘기 무게만큼 저울에 달아서 내놓으라고 생떼를 썼다. 시비왕은 저울 한 쪽에 비둘기를 달고, 다른 한 쪽에 자신의 살점을 달아 같은 무게만큼 매에게 주었다.

시비왕은 한 마리의 비둘기를 살리기 위하여 자신의 살점을 도려내 매에게 보시 공양을 하였다. 새끼를 낳고 굶주린 호랑이에게 몸을 던져 먹이가 되어 주었던 석가모니가 전생에 행했던 사신(捨身)공양의 예화와 같은 이야기이다. 

대승경전에서는 보살사상과 육바라밀(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이 설법의 주제였다. 대승경전인 <반야경〉에서는 반야바라밀을 강조하는데 비하여, 초기불교경전에서는 보시와 인욕사상이 강조되어 설해져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 자체가 보시의 일생이었기 때문이다.

자비심은 보시를 통해서  중생구제의 자애로운 마음이 세상에 드러난다. 초기불교에서는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지혜를 깨달아 아라한이 되는 것이 제일 목표였기 때문에 구도자의 수행덕목에 보시가 빠져 있고, 대승불교에서는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 이상적인 수행상이기 때문에 보시바라밀을 으뜸으로 육바라밀이 강조되었다. 

보시 가운데에서 이웃에게 경전의 한 구절, 사구게를 설해주는 법보시인 설법이 가장 큰 공덕이 있다. 육바라밀은 피안에 건너가는 용선(龍船)이고, 불성이 현상세계로 드러나 정토를 구현하는 연장이다.

법사는 자리적인 소승법 보다는 이타적인 대승법으로 설법해야 한다. 이기적인 소승법은 세상을 구제할 수가 없다. 자신의 이익과 수행만을 추구하는 것은 종교인의 자세라고 할 수 없다. 종교는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해서 고통 받는 사람을 구제하여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목표이다. 

석가모니는 45년 동안 중생을 위하여 끝없는 설법으로 교화했고, 육바라밀을 몸소 실천하였다. 법사는 설법보살로서 현실생활 속에서 육바라밀을 설법해야 한다.

만해 한용운은 <조선불교유신론>에서 법사의 마음자세를 대승 보살심을 바탕으로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는 중생을 교화하겠다는 열정이고, 둘째는 중생을 사랑하는 자애심이고, 셋째는 어떤 어려움도 끝까지 참는 인욕심이다.”

법사는 즐거운 마음으로 중생에 대한 대비심으로 설법한다. 부처님은 모든 보살을 위하여 대승경전을 설법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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