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카마세마을, 강 범람에 법당채 유실
아미타삼존불 3구 유실
이 중 2구 해안서 발견
손상 없이 온전한 상태
남은 1구도 행방 탐색
마을, “법당 재건” 발원

폭우로 유실되기 전 법당 내 봉안돼 있던 아미타 삼존상(위), 기적적으로 귀환한 불상에 참배하는 주민의 모습(아래).사진출처=니시니혼 신문

지난달 호우에 강이 범람해 전각채로 유실된 불당에 모셔졌던 불상이 기적적으로 돌아왔다. 3존불 가운데 2구만이 돌아 왔지만, 신자들과 마을 주민들은 기뻐하고 있다. 지난 8월 11일 일본의 ‘니시니혼 신문’은 이 놀라운 소식을 특별 보도했다.

지난 7월 계속된 호우로 일본 전역에서 홍수와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한편 수해가 집중되었던 일본 남부 쿠마모토(熊本)현의 카마세(鎌엨)마을에 있던 불당은 근접한 쿠마가와(球磨川)강이 범람하면서 불당 채로 유실돼 버렸다. 아미타삼존이 안치됐던 이 불당과 안치된 불상의 정확한 연대는 확인되지 않지만 마을의 기록에는 약 180여년전 중수했다고 전하고 있다. 불당은 대대로 마을주민들이 신행활동을 이어오는 장소로 지켜져 왔다.

7월 4일, 불당이 유실되는 모습을 지켜본 카마쿠라 마사요시(74)씨는 “호우로 강이 불어난다는 소식을 새벽에 듣고 오전 5시쯤 상황을 보러 급히 나섰다. 그러나 이미 강물이 불당의 지붕 기와 언저리까지 닿아 도저히 접근할 수 없었다”며 급박했던 당시를 전했다. 결국 당내의 불상과 불구의 구출을 포기, 당일 오전 8시경 거세진 탁류에 불당이 휩쓸려 갔다. 마사요시 씨는 “단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노인이라 그 어떤 힘을 쓸 수도 없고, 도움을 받을 수도 없어 망연자실했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마을과 불당의 자리를 정비하던 중 낭보가 날아들었다. 유실된 3존상 중 본존인 아미타여래상과 협시인 관세음보살상이 발견된 것이다. 먼저 본존인 아미타여래상은 마을에서 50km 가량 떨어진 우키(宇城)시의 해안에서 발견됐다. 7월 26일 오전, 불상을 발견한 현지 주민은 “해안에 떠내려 온 유목들과 쓰레기들의 상황을 확인하던 중 해안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불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틀 뒤인 28일에는 더욱 멀리 떨어진 해안에서 관세음보살상이 역시 현지 주민에 의해 해안에서 발견됐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시의 문화재과는 시립 박물관 등에 보관된 데이터베이스와 대조, 카마세 마을의 불상임을 밝혀냈다. 특히 관세음보살상은 20여년전 도난사건을 겪은 이래 두 번째 귀환이다. 신기한 것은 광배나 좌대, 손과 지물들의 부속이 탈락되고, 채색들이 모두 벗겨졌음에도 불상의 상호만은 그 어떤 손상 없이 온전하게 보존된 것이다.

8월 4일 시립박물관에서 불상을 인계받은 카마세 마을의 카마쿠라 다이키치(84)씨는 “그 급류 속에서 어찌 이리도 무사히”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4일 불당이 있던 자리에서 열린 임시 봉안식에서 다이키치씨는 “두 분 다 해안에 계셨다는 건, 멀리 가지 않고 카마세 마을로 돌아오고 싶으셨던 것 아니겠냐. 두 분이나 찾은 것만 해도 기적이라 생각한다”며 감상을 전했다. 현재 마을은 유실된 대세지보살상의 행방도 탐색하고 있으며, 장래 새롭게 재건한 불당에 되찾은 불상들을 소중히 모시겠다고 전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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