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사무국, 8월 9일 발표
“핵무기의 위협 근절해야”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라마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75주년을 맞이해 평화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지난 8월 6일 인도 다람살라에 소재한 달라이라마 공식 사무국은 달라이라마가 서명한 공식 메시지를 공개했다.

달라이라마는 75년 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에 맞추어,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피록 75주년에 대한 성명’이라는 제하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는 약 14여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세계 2차 대전의 종전을 이끌어 냈지만 전시 원자탄 사용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일으켜 탈핵과 반전 운동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한편 달라이라마는 지난 2006년과 2010년에 히로시마를 방문하고 법회를 가진 바 있다. 특히 2010년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모임이 열려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원폭 기념공원을 방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달라이라마는 메시지에서 “핵무기의 위협을 근절해야 하며, 그것은 세계의 비무장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평화를 위한 인류 모두의 노력을 권고했다. 달라이라마는 “20세기는 인류가 가장 큰 발전을 이룬 시대인 동시에 핵무기의 공포를 수반한 폭력의 시대이기도 했다”며 원자폭탄이 사용되었던 전쟁시기와 이어졌던 냉전시기를 간략히 언급했다. 그러나 현재에 대해서는 “세계가 더욱 상호간에 의존하고 있어, 어느 때 보다 평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불교의 연기설에 근간해 희망적인 미래를 낙관했다.

달라이라마는 “대립이 일어날 때, 우리는 그것을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힘을 이용하여 해결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폭력은 더 큰 보복과 폭력을 불러온다”고 말하며 ‘우리’와 ‘그들’이라는 분별로 서로를 파괴하려는 경향을 지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류가 하나임을 인식하고, 평화는 단지 기도만으로 실천될 수 없기에 행동으로 나서야한다”며 평화를 위한 실천을 주문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이하 메시지 전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75주년에 대한 성명

히로시마·나가사키 피폭 75주년을 맞이한 이 기회에, 저는 정부·조직·개인 등의 여러분들이 우리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서, 다시 한 번 평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20세기는 우리가 위대한 발전을 이룬 시대라는 것도 사실이지만, 동시에 2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살육하는 핵무기의 공포를 수반한 폭력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세기의 세계는 더욱 상호간에 의존하고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평화로운 세기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립이 일어날 때, 우리는 그것을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하며, 힘을 이용하여 해결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핵무기의 위협은 근절해야만 하며, 그것은 결론적으로 세계의 비무장화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전쟁은 살육을 의미합니다. 폭력은 더 큰 보복과 폭력을 불러 올 것입니다. 우리는 무기제조와 같은 것에 종지부를 찍고, 더 평화로운 세계를 구축해야합니다.

우리 인류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다양한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강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한, 우리는 자신들의 동료를 "우리"라고 보고, 다른 사람인 "그들"을 파괴하려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하나라는 것을 우리는 인식해야만 합니다. 기도만으론 평화가 실현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행동으로 나서야 합니다.

기도를 담아
달라이 라마
2020년 8월 6일

달라이라마가 일본 원폭투하 75주년에 맞춰 발표한 평화메시지. 사진출처=달라이라마 공식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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