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태화산 순례 첫 일정 후 대중만남서 강조

상월선원 결사 소회도 처음 밝혀
예비순례 많은 참가자에 감사표해
“신심 높여 불교중흥 계기 삼자”

前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7월 28일 첫 순례 이후 대중과의 만남에서 불교중흥을 위해 신심과 원력을 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엄동설한의 동안거 천막결사를 마치고서도 그동안 이에 대해 말을 아꼈던 前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태화산 예비순례 첫 일정을 소화하고 대중과 만난 자리서 처음으로 결사의 의미를 드러냈다.

자승 스님은 상월선원 동안거 천막결사 회고와 함께 이번 만행결사도 신심 증장을 위한 것임을 밝히며 감정이 복받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스님은 그만큼 참석대중들이 끝까지 수행정진의 의미를 살려줄 것을 당부했다.

인도만행결사 대중은 7월 28일 인도만행에 대비한 태화산 예비순례 첫 일정을 소화했다. 새벽 3시 30분부터 이어진 걷기는 오후 2시 경 끝났다. 자승 스님의 제안으로 추가적인 거리가 포함돼 이날 대중이 걸은 거리는 32.4km가 넘었다. 긴 거리지만 낙오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평소 걷지 않았던 일부 대중들은 발에 물집이 잡혀 절뚝거리면서도 끝까지 함께 걸었다.

이번 상월선원 인도만행결사 예비순례에는 생각보다 많은 불자들이 참여했다. 불자 뿐만 아니라 무종교인과 이웃종교인들도 참여해 스님을 포함한 불자대중들의 정진에 대한 감동을 느꼈다. 세례명이 ‘마리아’라는 가톨릭 신자는 대중만남 자리서 스스로를 불자로 밝히기도 했다. 순례에만 110여명이 신청해 직접 순례를 했으며,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시작으로 윤성이 동국대 총장,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등 불교계 주요인사들도 대거 태화산 한국문화연수원을 찾아 대중들을 격려했다.

자승 스님은 “상월선원은 다큐나 교계 방송을 보면서 접하며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본다. 상월선원 결사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우리가 내적으로는 어려운 역경을 수행으로 이겨내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외적으로는 언론들이 침체된 불교의 새로운 신심과 바람을 불러 일으켜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이번 만행결사도 상월선원 안거정진에 비해서 3일이지만 대중들이 걷는 모습을 통해 신심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님은 ‘신심’이라는 말을 꺼내며 말을 잇지 못하고 대중들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연신 물을 마셨다.

이어 스님은 “누구도 같이 신심을 내 기도, 수행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을 내도록 하기 위해 걷고, 언론도 그런 의미에서 초청했다.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조그만 토대라도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신심과 원력을 심어주고 좀 더 적극적으로 불교성향을 갖도록 남은 이틀도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대중들에게 말하는 스님의 목소리에서는 불교 중흥을 바라는 감정이 베어 있었다.

스님은 “지난 동안거는 추위와 혹한을 이겨내자고 들어갔지만 생각해보면 따뜻한 겨울이었다. 그래서 이번 만행결사도 날을 잡을 때 중복과 말복 사이로 선택했다. 가장 더울 때 더위와 싸워 정진의지를 보여주자는 의미였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시원한 날씨에 걷게 됐다. 날이 뜨거운 날씨에 한두 사람 쓰러질 정도의 역경을 이겨내보자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끝으로 스님은 “잠깐 울컥 했는데 그 것은 상월선원이...생각보다...만만치 않았다는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만행결사에 참여한 대중들의 동참 사연도 소개됐다. 이영규 나나산업 대표는 “미국에서 멕시코까지 6개월간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트래킹을 하려던 차에 인도 만행결사 소식을 듣게 됐다.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구니 스님 중 가장 세납이 높은 정혜 스님은 “거창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해 상월선원에 도착해 기도를 하면 1박 2일간 잠을 한숨도 안자도 졸립지 않았다. 가슴이 울린 것은 많은 스님들이 정진하는 것이었다”며 “정진에 대한 새로운 계기에 나이가 들어 꾀를 부리고 있었는데 한걸음에 오게 됐다. 상좌 스님들도 함께 해서 오게 됐다. 상월선원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데 그 때 다른 분들은 웃는데 웃지 못하는 순간이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모든 중생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에 느낀 바가 있었다. 더욱 정진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탈북자건으로 회의가 있었는데도 걷기 위해 태화산으로 내려왔다. 상월선원 동안거 재가수행 체험을 못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스님들께서 인도를 가시는것에 조금이나마 함께하기 위해 이번 예비순례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자승 스님은 이어진 차담에서 ‘불교 언론들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스님은 “10년 뒤 불교를 생각하면 조바심이 날 정도”라며 “한명이라도 불자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으로 함께 해달라. 불교는 위기이며 그 책임은 불교에 몸담은 모든 이들의 것”이라고 분발을 당부했다.

또 스님은 “앉아서 들어오는 신도들만 상대해서는 결국 불교는 쇠락하고 만다. 상월선원 결사와 이번 순례도 작으나마 불자들, 그리고 불자가 아닌 이들에게 자극이 되고 불교성향을 지니게 하기 위해 구성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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