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공주 예비순례 출발
새벽 4시 출발해 30km 정진
의료진 대기…7월 31일 회향

7월 28일 오전 3시30분, 상월선원의 인도만행결사 예비순례가 본격 첫걸음을 내딛었다. 사진=박재완 기자

어둠이 깊이 내려앉은 시각, 공주 태화산에서 한국불교중흥을 위한 순례자들의 조용하지만 묵직한 발걸음이 시작됐다. 7월 28일 오전 3시30분, 상월선원의 인도만행결사 예비순례가 본격 첫걸음을 내딛었다.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전날 입재식을 한 110명의 참가자들은 6개 조로 나눠 다시 다목적홀에 모였다.

순례코스는 한국문화연수원에서 마곡사를 지나 생골마을 뒤편 산길을 돌아 다시 마곡사를 거쳐 연수원으로 돌아오는 10km 거리다. 순례자들은 해당 코스를 매일 3번 왕복하며 총 30km씩, 3일간 총 90km를 걷는다.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으로 예불을 모신 이들은 코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준비운동으로 순례준비를 마쳤다.

인도만행결사를 앞두고 심신을 점검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순례에 임하는 이들의 결의는 결사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도보정진은 묵언으로 진행됐다. 숨소리과 풀벌레 소리만 가득한 어둠 속에서 앞 사람의 희미한 등을 따라 걸음과 걸음이 이어졌다. 묵묵한 걸음은 바쁜 일상 속 항상 외부로 뻗쳐있던 마음을 안으로 이끌었고, 깊은 어둠 속 습기를 머금은 풀과 흙내음이 메말랐던 촉각을 깨웠다. 마곡사 도량석 소리가 어둠을 가르자 순례자들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혹시 있을지 모를 응급상황을 대비해 동국대 일산병원 의료팀이 구급차와 함께 순례단을 따르며 대기했고, 코스마다 자원봉사자 등 스텝들이 코스를 안내하며 참가자들의 상태를 점검했다.

의료스텝으로 참여한 김명숙 동국대 일산병원 건진운영팀 수간호사는 “무더위 혹은 폭우로 인한 사고, 체력저하  등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며 “의미가 적지 않은 순례인만큼 모두가 건강하게 회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 4시부터 이어진 6시30분경 마무리됐다. 습기와 땀으로 온 몸이 흠뻑 젖은 순례자들은 지친 모습이었지만 얼굴만은 맑았다. 아침공양 후 다시 길을 나선다. 7월 31일 회향식까지 꼭 80km가 남았다.

지객 원명 스님은 "이번 순례는 인도만행결사의 예비순례로 마련됐지만, 자연 속을 걷고 또 걸으며 사유하는 행위 자체는 부처님이 정각을 이룬 여정과 다르지 않다"며 "악천후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직은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모두가 각자의 원력 속에서 순례를 원만회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주=송지희 노덕현 기자 jh35@hyunbul.com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