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극한 용기가 태화산으로 날 이끌었다”

“처음에 3일 연속 90km를 걷는다는 말을 들을 때 과연 해낼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고행에 가까운 불가능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겨울 위례 천막결사에서 결사대중 스님들께서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의지를 갖고 있으면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에 큰 울림을 얻어 참가하게 됐습니다.”

백준엽 씨(경북대 문헌정보학과 2학년)는 7월 27일 입재한 태화산 인도만행결사 예비순례의 최연소 참가자다. 백 씨는 어린 나이지만 평소 사색을 즐겨하는 것을 느낄 만큼 담담한 어조로 순례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백 씨는 “학창시절부터 마음이 심란할 때면 혼자 걷곤 했다. 걷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만족감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이번 순례 소식을 듣자마자 신청했다”고 말했다.

평소에 보라매공원 등에서 12~15km씩 걷곤한 백 씨에게도 매일 30km가 넘는 거리를 걷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백 씨는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백 씨는 “위례 상월선원의 동안거 결사에서 추위 등 극한 상황에서도 스님들이 해내시는 것을 보며 마음 속에서 어떤 울림이 있었다”며 “자연스럽게 태화산으로 발걸음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 씨는 불자는 아니지만 학창 시절부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부담이 엄습해 올 때마다 부모님과 템플스테이를 가곤 했고 스님들과의 108배, 차담 등에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받았다.

“불교에 대해서는 깊이 알지 못하고 공부해본 적은 없지만 불교에서 받는 편안한 느낌”이라는 백 씨는 “스님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특히 백 씨는 경북대가 위치한 대구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며 고립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백 씨는 “정서적인 압박감에 포기하고 휴학을 해야 하는지 생각이 들 때 상월선원 스님들이 전한 울림으로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후속 결사로 부처님 걸은 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에 제가 잘할 수 있는 오래걷기로 스님들의 발걸음에 미약하나마 작은 걸음을 보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백 씨에게 힘이 되어 준 백 씨의 부모님은 안타깝게도 이번 순례에 건강상의 문제로 참여하지 못했다. 대신 백 씨에게 특별한 격려를 전했다.

백 씨는 “아버님이 무릎이 안 좋아서 함께 하지 못한 대신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며 “무사히 완주하여 부모님을 됩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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