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중도로 살다

“신비화된 붓다의 모습 걷어내고
이해 가능한 말씀으로 불교 보자”
붓다 깨달음에 이르게 한 건 중도
매주 월 모임 열고 도반들과 토론

붓다, 중도로 살다 / 도법 지음 / 불광출판사 펴냄 / 1만6천원

 

“붓다, 그는 누구인가? 붓다, 그는 어떻게 살았는가? 붓다, 그 삶의 결과는 무엇인가?”

붓다의 삶과 가르침을 사회적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해온 도법 스님이 출가 55년의 세월에서 그동안 품어왔던 화두를 점검했다. 그것은 애매모호하고, 혼란스럽고, 실현되기 어렵고, 증명할 수 없는, 중생의 삶과 직결되지 않는 불교에 대한 고민이다. 스님은 그 고민이 자신만의 고민이 아닌 대중의 고민이기도 하다는 것에서 심각성을 본 후 대중과 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모색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 내용을 정리해 〈붓다, 중도로 살다〉를 출간했다. 2017년 판의 개정판이다.

〈붓다, 중도로 살다〉는 “나의 진리, 나의 가르침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지금 바로 이해ㆍ실현ㆍ증명된다”고 한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해보자고 만들어진 책이다.

신비화된 깨달음과 기복신앙으로 왜곡된 불교를 어떻게 하면 대중의 삶과 세계를 살리는 진리로 전할 수 있을까. 불법(佛法)의 원형을 온전하게 전하는 전법자로서의 사명을 고민해온 스님은 실상사 극락전에서 매주 월요일 공부 모임을 열고 여러 도반들과 논의의 자리를 마련했다. 진정한 불교를 탐색하는 자리였다. 보통의 상식을 가진 대중이 바로 이해ㆍ공감ㆍ수긍할 수 있는 붓다의 삶과 불교, 나아가 불교를 일상에 적용했을 때 바로 경험되고 증명되는 불교를 정리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붓다의 일생이 묵묵한 인내와 심혈을 기울인 정진으로 끊임없이 치열하게 탐구하고 탁마하고 실천하는 삶이었듯 붓다의 삶과 가르침을 좇는 이 책 또한 도법 스님 자신의 삶과 사상이 응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책은 신비화된 붓다의 모습을 걷어내고, 인간 붓다가 치열하게 걸어간 길 그리고 논리적으로 이해 가능한 가르침으로 불교를 바라보자고 청한다. 이 두 가지를 놓고 볼 때만이 중도ㆍ해탈ㆍ열반ㆍ선정ㆍ연기ㆍ삼매ㆍ팔정도와 같은 불교의 핵심 교리들을 바르게 이해 할 수 있으며, 이해한 만큼 자신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은 인간의 고(苦)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고행과 안락수행을 했지만 결국 깨달음에 이르게 한 것은 ‘중도(中道)’의 길이었다. 중도란 바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붓다는 있는 그대로 자신의 참모습을 관찰하고 사유하면서 사성제와 팔정도를, 나아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일어나는 ‘연기’진리를 깨달았다. 붓다가 걸어간 깨달음의 여정은 중도가 형이상학적 개념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가 당장 실천해야 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즉 중도와 연기를 제대로 이해하면, 인간은 업보대로 태어나 살아야 하는 운명적 존재가 아니라 자신이 마음먹고 행하는 대로 삶이 이루어지는 주체적인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도법 스님은 인류를 구원할 해법을 ‘동체대비의 삶’에서 찾고, 이를 ‘21세기 시민붓다’로 규정했다. 시민붓다의 세계관은 〈화엄생명평화경〉으로 정리하고 그 실천법의 하나로 〈생명평화 백대서원 절명상〉을 만들어 책 말미에 소개하고 있다. 위대한 상식의 발견자 붓다가 걸어간 그 길을, 지금 나의 일상에서 스스로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도록, 스님은 책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와 공감으로써 대중을 설득한다.

개정판에서 달라진 것들을 살펴보면 깨달음(중도ㆍ연기)으로 살아간 붓다의 일생이 중도의 팔정도행으로 가득 채워져 있음을 명료하게 적고 깨달음이 먼 훗날 도달해야 할 신비한 목적지가 아니고 지금 바로 실천해야 할 진리임을 강조하는 등 붓다의 삶에 대해 정리했다.

다음으로는 중도가 참된 수행(실천)의 진리임을 경험적으로 참되게 아는 것이 바로 붓다의 깨달음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존재의 진리가 연기법임을 경험적으로 알아낸 것이 붓다의 깨달음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붓다의 수행과 깨달음에 대해 정리했다.

도법 스님은 1966년 금산사에서 출가하여 1969년 해인사 강원을 거치고, 13년 동안 봉암사와 송광사 등 제방선원에서 수행했다. 2004년 실상사 주지 소임을 내려놓은 후,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길을 떠났다. 이후 5년 동안 3만 리를 걸으며 8만 명의 사람을 만나 생명평화의 가치를 전했다. 2018년 실상사로 내려와 다시 실상사 사부대중공동체, 마을공동체를 일구고 있다. 현재 지리산 실상사 회주이자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로 있다.

붓다의 삶과 가르침을 사회적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해온 도법 스님이 그동안 품어왔던 화두를 점검하고 〈붓다, 중도로 살다〉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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