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전후 혼란기에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송광사 ‘치성광여래도’가 불교계 품으로 돌아왔다. 

‘치성광여래도’의 환수과정은 한편의 드라마와 다르지 않았다. 해외 경매에 등장한 ‘치성광여래도’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된 것이 그 시작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조계종에 즉각 이 사실을 알렸고 종단은 일부 훼손된 화기에도 해당 불화의 원 소장처가 송광사임을 확인, 사찰과 정보를 공유했다. 성보의 환지본처를 위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송광사 측이 경매 입찰에 나섰고, 반세기 해외를 떠돌던 성보는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예경의 대상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됐다. 

조계종과 송광사, 국외문화재재단의 적극적이고 빠른 협업이 일궈낸 성과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바로 2015년 환지본처한 부산 범어사 ‘칠성도’다. 당시 스위스 경매에 등장한 ‘칠성도’ 3점이 국외소재문화재단의 모니터링으로 발견됐다. 송광사와 마찬가지로 원소장처였던 범어사의 적극적인 환수 노력이 빛을 발했고 경매입찰을 통해 환수에 성공했다. 2016년 미국 포틀랜드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던 송광사 ‘오불도’가 종단과 문화재청의 협력으로 제자리를 찾게 된 사례도 있다. 

이 같은 사례들이 보여주는 바는 명확하다. 문화재의 환지본처는 불교계와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성보의 반출은 상당부분 한반도의 아픈 역사와 괘를 함께하기에, 해외를 떠도는 성보가 아직도 적지 않다. 반출 문화재야말로 우리 민족의 한 맺힌 유산이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환수시스템 마련은 물론, 언제든 즉각적으로 환수절차를 밟을 수 있는 상시기금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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