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7월 23일 환수고불식
본처인 송광사 이운?봉안 예정
종단?국외재단?송광사 협력 결실

한국전쟁 등 혼란기에 해외 유출돼 영국 등지를 떠돌던 조계총림 송광사의 ‘치성광여래도’가 환지본처된다.

조계종(총무원장 원행)은 7월 2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영국에서 돌아온 송광사 ‘치성광여래도’에 대한 환수고불식을 거행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부장 오심)와 송광사,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소장자와 협의를 통해 6월 28일 ‘치성광여래도’ 환수에 성공했으며, 이날 환수고불식에 이어 원래 자리인 송광사로 이운해 봉안될 예정이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축사를 통해 “격동의 한국사 속에서 수많은 불교문화재가 시련과 수난을 겪으면서 민족의 자부심과 정신문화가 깃든 소중한 문화재가 상품화되고 왜곡되어 왔다”며 “종단이 문화재 환수에 큰 원력을 세운 것은 국민의 자부심과 정신문화가 깃든 문화재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결실을 맺어 왔다”고 평가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이어 스님은 “오늘 송광사 칠성도가 환수된 것은 성보 보존과 전승을 염원하는 불자들의 원력과 우리 문화재 보존에 관심이 많은 국민들의 염원이 맞닿아 이루어진 부처님의 가피”라며 “소중한 송광사 칠성도가 환지본처 할 수 있도록 힘쓴 많은 분들에 감사한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성보들이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계종은 이번 환수에 대해 “종단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의 긴밀한 협조와 봉안처인 송광사(주지 자공)의 적극적인 노력과 유기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에 따르면 지난 6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 모니터링 중 ‘치성광여래도’ 1점을 발견하고 종단에 이를 알렸다. 당시 불화는 화기(畵記) 앞부분에 기재된 제작 연도와 봉안 사찰명이 훼손된 상황이었지만, 종단측이 불화의 화풍과 남아있는 화기를 분석해 송광사 산내암자인 청진암에 봉안되었던 불화였음을 확인했다.

조계총림 송광사 주지 자공 스님.

종단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달받은 송광사측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성보 환수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마침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국외로의 유출 시기와 이유는 특정할 수 없으나 한국전쟁 등 국내의 혼란기에 유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계종은 “앞으로도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협력해 운문사 ‘칠성도’, 봉은사 ‘시왕도’, 범어사 ‘신중도’의 환수를 통해 구축한 긴밀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국외 유출 성보를 보다 체계적이고 다각적으로 환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지속적인 문화재 환수를 위해서는 재원 마련과 보다 효과적인 환수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원행 스님의 뜻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문화재환수재단과 성보소장기관 간의 협의를 강화하고 포괄적 기금을 조성해 문화재 환수를 원활하게 추진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이날 송광사 주지 자공 스님은 총무원장 원행 스님에게 ‘성보환수 기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는 종단 차원의 문화재 환수 기금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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