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원로회의서 만장일치로
1년 공백 거쳐 15년 만의 새 종정
"지계 겸비하고 덕행높은 선지식"

태고종 제20세 종정에 추대된 지허 스님

태고종 제20세 종정에 지허 스님이 추대됐다. 전 종정 혜초 스님이 2004년부터 15년간 3번의 임기를 만료한 2019년 4월 이후, 약 1년간 공석이었던 종정이 새롭게 추대됐다는 점에서 종단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태고종이 그동안 각종 분규 등으로 그 위상이 약화된 상황에서, 종단의 정신적 스승인 종정을 새롭게 추대하면서 종단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도 재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태고종 원로회의는 7월 15일 순천 선암사에서 종정 추대회의를 개최하고 지허 스님을 20세 종정으로 추대했다. 애초 이날 회의는 원로의장 선출을 주요안건으로 한 원로회의였지만, 공석으로 1년간 지속된 종정 추대의 시급성을 감안해 당일 종정추대 안건을 상정하고 추대절차를 진행했다.

태고종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원로의장에 선출된 도광 스님은 당선 직후 종단의 시급한 당면과제인 종정추대에 대한 논의를 제안했으며, 이에 동의한 원로회의가 총무원장과 중앙종회의장, 호법원장 등 3원장이 참여하는 종정추대회의로 전환키로 하면서 본격적인 추대절차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호명 스님을 비롯한 3원장은 "혜행이 원만하고 덕행이 수승한 금둔사 지허 스님을 20세 종정으로 추대한다"고 보고했다. 이에 원로회의를 포함한 종정추대회의는 만장일치로 이를 의결한데 이어 종법 절차에 따라 원로의장을 비롯한 3원장의 품청으로 지허 스님이 종정으로 최종 추대됐다.  

이런 가운데 지허 스님은 그동안 종단 특별법계인 대종사 법계 품수 신청을 하지 않은 채 종사 법계를 유지해 왔었지만, 7월 9일 고시(법계)위원회(위원장 재흥) 회의에서 지허 스님에 대한 대종사법계 추대 심의의 건을 통과시킴에 따라 이날 종법 절차에 따라 원로회의에 승인을 요청했다. 원로회의는 회의에서 지허 스님에 대한 대종사 법계 품수를 승인, 지허 스님은 종법상 종정 자격을 완벽이 갖추게 됐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을 비롯한 3원장, 원로의장 스님이 종정에 추대된 지허 스님을 향해 인사를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 태고종 

태고종 20세 종정에 추대된 지허 스님은 지계를 겸비한 종단 손꼽히는 선지식으로 평가된다.

15세에 선암사 만우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1956년 선암사에서 지우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2년 전주 관음선원에서 묵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경남 합천 해인사 용탑선원과 양산 통도사 극락선원, 통영 미래사 토굴 등지에서 용맹정진했으며 종파를 초월해 고암, 경붕, 전강, 구산 스님 등 당대 제방의 큰 스님들로부터 불법을 배웠다.

이후 순천 선암사로 돌아와 폐허가 된 비로암에 토굴을 짓고 3년 간 두문부출하며 수행에 전념한 스님은 선암사 칠전선원에서 선과 다를 익히면서 혼란기에 묵어버린 차밭을 손수 가꾸고 법제를 재현하는 등 사중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개진하기도 했다. 1994년 선암사 제3세 주지 소임을 맡아 적묵당과 조사당, 선각당 불사를 이끌었으며 성보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사격을 높였다. 또 폐사된 대승암을 복원하고 대웅전을 비롯한 선암사 당우 상당수를 해체?복원하는 등 위상 제고에 힘썼으며, 1979년 7월 금전산 금둔사지에 금둔사를 복원, 중창 불사에 매진했다.

선암사 주지에 이어 태고종 종권수호위원회 위원(2002), 제11대 중앙종회의원, 태고중앙선원장(2005), 선암사 부방장, 교육위원회 위원, 용연사 주지, 제2?4대 원로회의 의원을 지냈으며 지난 141회 임시중앙종회에서 제5대 원로의원으로 선출됐다.

한편 제5대 원로의장 도광 스님은 이날 원로회의에서 다른 후보자 청봉 스님과 각 10표씩 동표를 받은 가운데, 지침에 따른 법랍순으로 원로의장에 선출됐다. 도광 스님은 만응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69년 승암사에서 김정진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5년 군산 해원사에서 대승보살계를 수지했다. 전북교구종무원장, 보문사 ? 승암사 주지, 법규위원장, 중앙종회 의장을 지냈다. 지난 141회 임시중앙종회에서 제5대 원로의원으로 선출됐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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