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임시이사회서 만장일치로
“이사회 변화 기대vs꼭두각시일 뿐”
신임 이사장 바라보는 시각 엇갈려

선학원 제20대 이사장에 선출된 송운 스님.

재단법인 선학원 제20대 이사장에 전 총무이사 송운 스님이 선출됐다. 이는 지난 12년간 삼선 이사장으로 숱한 논란을 빚었던 법진 스님 체제가 마무리되고 신임 이사장 체제가 열리는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향후 선학원 이사회의 변화를 예측하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 기관지 불교저널에 따르면 선학원은 7월 1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차기 이사장에 만장일치로 송운 스님(아산 보문사 주지)을 선출했다. 송운 스님의 임기는 오는 9월 18일부터 4년간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재적 이사 14명 중 13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운 스님이 신임 이사장에 확정되면서 외부에서는 이례적인 변화라는 시각이 많다. 애초 3선 이사장 법진 스님의 연임가능성이 적잖이 거론되던 가운데, 법진 스님이 이사 스님들의 분원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의 행보가 알려지면서 스스로도 차기 이사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송운 스님의 이사장 선출은 지난 12년간 사실상 독주체제로 이사회를 운영해 온 법진 이사장 체제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에서 외부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선학원 이사회는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운영은 물론, 법진 이사장이 성추행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후에도 이를 비호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때문에 송운 스님이 신임 이사장에 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학원 안팎에서는 이사회의 일부 변화를 기대하는 시각과 “법진 스님의 꼭두각시 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기대 여론은 상당수 송운 스님이 조계종 전총무원장 석주 스님의 상좌라는 점에 기인한다. 석주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을 세번 역임한데다 한평생 포교와 복지, 중생을 위한 삶을 살았던 선지식이다. 송운 스님은 석주 스님이 말년에 주석했던 아산 보문사에서 스님의 마지막을 지킨 법상좌다. 때문에 이를 기억하는 일각에서는 “송운 스님은 조계종과의 관계를 풀어가는 방향이나 창건주?분원장 스님을 대하는 방식 또한 법진 이사장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송운 스님이 조계종과 선학원간 대립 과정에서 종단에 제적원을 제출해 법진 스님과 함께 멸빈됐다는 점을 들어 “헛된 기대”라는 견해도 있다. 특히 송운 스님이 선학원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 시기 총무이사와 범행단 총괄단장 소임을 맡는 등 법진 이사장 체제에서 주요소임을 맡아왔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한 분원장 스님은 “법진 스님이 3선 이사장 소임을 마무리하더라도 사실상 현 이사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송운 스님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교저널에 따르면 송운 스님은 인사말에서 “이사 스님께서 이사장 후보로 추천하시니 여러 걱정이 앞선다”며 “재단에 산적한 여러 문제를 풀어가는 데 경륜과 안정이 필요하다. 여러 이사 스님들의 뜻을 받들어 재단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운 스님을 이사장으로 9월 출범할 20대 이사회가 향후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20대 이사장 송운 스님은 평창 월정사에서 만화 희찬 스님을 은사로 득도, 1960년 월정사에서 탄허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1973년 석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와 보살계를 수지하고,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승가학과?대학원 불교학과를 수료했다. 1974년에는 조계종 제8대?15대?23대 총무원장과 선학원 제6대 이사장을 역임한 석주 정일(昔珠 正一) 스님을 법사로 입실 건당했다. 1979년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를 시작으로 1980년 선학원 상무이사, 1981년 선학원 부이사장, 2010년 선학원 총무이사를 역임하고, 2016년 재단법인 선학원 범행단 총괄단장 소임을 맡아왔다. 현재 아산 보문사 주지다.

한편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회는 이날 9월 17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덕, 철오, 현보, 혜광, 보운, 영주, 담교 스님을 재선출하고, 감사 영은 스님을 신임이사로 선출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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