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최주현

대화의 기술은 사회생활서 꼭 갖춰야 할 요소 중 하나입니다. 대화의 기술이라고 해서 달변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을 너무 매끄럽게 잘 하면 오히려 진실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입니다. 사람은 대화 할 때는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려서 해야 합니다. 더불어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습니다.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이 의문을 갖고 물었을 때는 모순된 대답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함부로 화제를 바꾸지 말아야 합니다. 대화를 하면서 분노를 표출하지 않아야 하며, 지겹다는 표정을 짓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사람이라면 더불어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더불어 대화 할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의문을 갖고 물었을 때, 상대를 무시하면서 비웃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실수로 한 말에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과는 대화는커녕 잠시라도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사람입니다. 

대화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敬聽)입니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상대의 말을 듣는 것입니다. 대화를 나눌 때는 20%만 말하고, 80%는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라고 합니다.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는 사람은 귀머거리와 같습니다. 

내가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잘 들어야만 상대방 말의 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것은 내 생각과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경청은 상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대화의 기술입니다.

경청이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다는 것은 그를 존중하고 인정해 준다는 몸짓입니다. 경청은 대화의 과정에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다면 그 사람을 신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대가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준다면 자신의 감정이 인정받았다는 안도감을 갖게 됩니다. 사람들은 말을 잘 해야 인간관계가 좋아진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더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말할 때 딴 생각하지 않고 그의 말에 흠뻑 빠지는 것이 경청입니다. 우리는 남의 말을 들으면서도 자신은 딴 생각을 하고 있거나 상대방의 말을 자신의 구미에 맞추어 이리저리 재어가면서 자신의 잣대로 판단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들어도 듣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었는데도, 종종 오해가 빚어질 때가 있는데, 남의 말을 열심히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말을 조리 있게 잘 하는 사람은 대개 잘 듣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들입니다. 남의 말을 오해 없이 잘 듣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상대의 말을 담아 둘 공간을 비워두어야 합니다.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싶다면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만 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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