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은 말 그대로 전통문화의 보고이다. 전각들은 한국 전통 건축의 총체이고, 이를 장엄하는 불상과 불화들은 종교화를 넘어 한국미술사의 한 축이다. 탑과 부도는 한국 석조문화재의 중심에 있다. 

별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중요한 부속기록물 등이 있다. 사찰 전각의 현판이나 주련들이 그렇다. 이들 문화재들은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고 그 의미를 상기시키는 내용이지만, 일반인 알기 어렵고 관리 소홀로 보존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재청이 사찰과 궁궐, 관아 등의 현판, 주련, 비문, 묵서 등 부속기록을 전수조사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통합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은 환영할 만하다. 

지난해 12월 완료된 전수조사는 국보·보물로 지정된 건조물문화재 622건에 부속기록물 1485개, 관련기록물 4만 579개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오는 12월까지 데이터베이스화가 추진된다. 또한 건조물과 부속·관련기록물의 통합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문화재수리 기준에 부속기록물 관련 규정도 신설된다. 

최근 주목받지 못했던 성보문화재에 대한 조사와 연구 작업들이 이뤄지는 것은 고무적이다. 문화재청이 불교문화재연구소과 함께 진행하는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에서 5년간 전국 사찰의 불단을 조사하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인 예이다. 불단 역시 건물의 부속물로 인식돼 불상, 불화 등과 같은 불교문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해 보존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사찰이라는 종합적 문화재에 허투루 있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이 유무형의 성보이다. 이를 주목하고 발굴해 알리는 것이 후학들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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