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화·흐름에는 상관없이
자기 인생관대로 사는 사람들
요즘 ‘꼰대’라고 불리는 부류
?
자기 기준 맞춰 모든 것 판단?
나이·경력 하위자 억압해

편견 등은 종교적 진리와 반대
항상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야
‘꼰대 타임캡슐’에 갇히지 말라

출가 전 언젠가 읽은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한 사람이 걷는 생활환경에서 성장했다. 그는 걷는 것 외에 탈것을 이용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기차라는 신문명이 탄생시킨 기계를 보면서 자신은 결코 저 것을 타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그렇게 평생을 살았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와 달리 기차를 이용하곤 했다. 기차의 신속함과 편안함을 맘껏 즐기며 살았다. 하지만 이 아들은 자동차를 보며 나는 저 것을 타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그의 아버지가 기차를 이용하지 않은 것처럼 그도 그렇게 평생을 살았다. 

그의 손자는 아버지와 달리 기차는 물론 자동차도 즐겁게 이용했다. 기차보다 편리함이 많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 아버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는 비행기는 이용하지 않았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는 그에게 너무나 생소하고 불안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아들은 기차와 자동차는 물론 비행기까지 자유롭게 이용하였다. 이 집안사람들은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와 수준 이내에서만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였다.

처음 이 이야기를 읽으며 무슨 이렇게 단순하고 황당한 이야기가 있나 생각되었다. 아무리 지어진 이야기라고해도 세상을 저렇게 단순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싶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며 이 이야기를 거듭거듭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 세상에는 오히려 이 이야기보다 더 단순하고 황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종종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세월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와 관계없이 자신의 성장과정 속에서 스스로 만든 그 자신의 인생관대로만 살아가는 타임캡슐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

요즘 사회적 용어로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그런 부류의 하나이다. “우리 때에는 말이야” 또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 “니가 뭘 알아” 등 항상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부 기성세대는 나이나 경험 또는 지위, 경력으로 자기보다 하위에 있거나 어린사람들을 억압하고 지적한다. 이들은 자신만이 옳고 다른 사람은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행동한다. 

타임캡슐처럼 자신의 권한과 위력이 작용하는 범위 안에서 시간을 멈추고 외부와 단절한 채로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아이들에 대해 방임, 학대를 자행하는 사람들도 그런 부류다. 그리고 동물들을 학대하고 괴롭히는 사람들도 또한 마찬가지다. 이들은 아이들이나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든 자신의 권한과 책임이지 다른 사람들이나 사회, 국가에서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주경 스님/ 수덕사 부주지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동복지법,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 동물보호법 등의 법률을 통해 이런 행위가 범죄임을 규정하고 있다. 식당이나 상점 또는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갑질하는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이다. 봉건시대의 지위인 ‘왕’이라는 용어로 대변되는 ‘손님은 왕’이라는 말을 철석처럼 신봉하고 그렇게 행동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보수적인 영역에 속하는 종교도 예외는 아니다. 종교를 배경으로 하여 사람들이 잘못된 견해를 가지면 그 병폐는 더욱 심하게 된다. 고정관념과 편견은 종교에서 이끌고자 하는 진리와 반대되는 성질의 것이다. 어떠한 명문과 근거를 가지고라도 고정관념과 편견은 정당화 될 수 없다.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타임캡슐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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