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오는 12월까지 DB 구축 추진

국보·보물 건조물 622건 조사
불교문화재 77%로 절대 다수
부속기록 관리 소홀 개선 전망

사찰, 궁궐, 관아 등에 있는 부속기록물들의 데이터베이스화가 추진된다. 사진은 데이터베이스 '주련' 부분 시안.

사찰 전각 기둥에는 세로로 쓰여진 글귀들이 담긴 기록물들이 있다. 전각과 함께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고 그 의미를 상기시키는 내용이지만, 일반인 알기 어렵고 관리 소홀로 보존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문화재청이 사찰이나 궁궐, 관아 등의 현판, 주련, 비문, 묵서 등 부속기록들의 전수조사를 통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통합적 관리에 나선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국보·보물로 지정된 건조물문화재 622(국보 87, 보물 535)에 부속기록물 1,485, 관련기록물 4579개를 최초로 전수조사해 지난해 12월 수집을 완료했다면서 오는 12월까지는 관련 자료들의 목록화(데이터베이스, DB)를 구축해 통합적인 보존관리 기반을 마련하겠다79일 밝혔다.

부속기록물은 현판·주련·비문, 묵서 등으로, 건조물의 건립 취지, 중수와 변화, 관련 인물의 행적, 종교 의미 등을 담아 기록한 것으로 건물과 함께 오랫동안 전승되어 온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고, 건조물의 인문학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소중한 유산이다.

지금까지는 건조물 위주로 보존·관리되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된 경향이 있었고,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방문자들은 현판이나 주련, 비문 등의 내용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문화재청은 명지대 한국건축문화연구소와 연구용역을 체결하고 지난해 12월 부속기록물 1,485(현판 773주련 419비문 159각자 85묵서 49)의 문양, 바탕색과 글자색 등에 대한 정보 수집을 마쳤으며, 번역작업까지 완료했다.

또한 사진과 공문서, 고문헌, 보고서 등 관련기록물 4579(사진 17692공문서 16867보고서 2093고문헌 1143기타 2784)도 수집해 통합 이력관리 체계도 함께 구축을 완료했다.

조사 결과 대상 문화재 622건 중 불교문화재가 482건으로 전체 대상 중 77.5%에 달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궁궐과 관아 등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가장 많았다.

조사 과정에서 부속기록물의 하나인 주련의 누락, 부착 순서 오류 7건 확인했고, 현판과 주련의 색상·문양·보존상태 등도 목록화했다.

조사 부속기록물 1485개 중 현판이 52%(773), 주련이 28%(419)로 전체 80%를 차지했다. 현판은 테두리가 있는 것이 436개며, 이중 화문(花紋, 꽃무늬)30%로 가장 많았다. 현판과 주련 모두 바탕색과 글자색은 흑색바탕에 백색글자(611)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천자료 확보가 가능한 현판, 주련, 상량문 등 1177개에 대한 번역도 이뤄졌다. 이중에는 현판이 743개로 제일 많았고, 주련이 419개로 뒤를 이었다. 현편의 경우 전각명이 262(33.9%)로 다수를 이뤘다. 주련의 경우에는 게송이 250(59.7%)이 가장 많았으며, 특히 불교문화재에서는 주련의 60%가 게송임이 확인됐다.

향후 문화재청은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2월까지 건조물문화재의 부속·관련기록물 42천여 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화를 추진하며, 이를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현판·주련·비문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공개하면 관련 연구자들의 학술 연구와 문화재 보존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문화재청의 주요사업인 문화재안내판 개선 작업 등의 기초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조물과 부속·관련기록물의 통합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문화재수리 기준(문화재수리표준시방서 등)에 부속기록물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정기조사 시 부속기록물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즉시 수리토록 할 것이라며 주기적 기록물 조사와 등록 등 체계적인 문화재보존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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