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 스님의 금강경에 물들다

BTN ‘원빈 스님의 ~ ’ 책으로
보살 27단의로 안심법문 소개
감산 주석의 수보리 의심 활용

 

원빈 스님의 금강경에 물들다 / 원빈 스님 강설 / 이층버스 펴냄 / 1만8천원

 

현재 인류에게 최상의 안심법문은 무엇일까. 〈금강경〉이라고 말하는 책 〈원빈 스님의 금강경에 물들다〉이다. 책은 BTN 불교TV에서 방송 중인 ‘원빈 스님의 금강경에 물들다’의 내용을 옮겨 실었다.

“흔히 사람들은 구하는 바를 얻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돈을 벌어 더 좋은 차와 더 큰 집을 사고, 멋있는 사람과 결혼하고, 사회적으로 번듯한 자리를 차지하고…… 과연 얻음으로써 행복해지려는 이 방식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금강경〉에서는 다툼과 질투 그리고 번뇌를 불러오는 얻음의 전략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금강과 같이 견고한 지혜의 완성을 추구하는 〈금강경〉은 부처님이 사위국에서 수보리 등을 위해 설한 경전으로, 경계가 공(空)함을 설하고, 혜(慧)도 또한 공함을 보이며, 보살의 육바라밀도 모두 공함을 밝히고 있다. 곧 공혜(空慧)로써 체(體)를 삼고 무상(無相)으로 종(宗)을 삼아 일체법이 무아임을 설하고 있다.

책은 〈금강경〉의 안심법문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보살의 27단의를 활용하여 뼈대로 삼고 있다. 특히 당나라 감산 대사의 〈금강경〉 주석에서 언급되는 수보리 존자의 의심을 활용한 것인데, 세친 보살의 27단의와는 다르게 감산 대사는 이 의심을 3가지로 더 세분화하고 있다.

감산 대사의 〈금강경〉은 금강심을 인금강이 아닌 과금강으로 표현함으로써 길을 찾는 나그네들에게 목적지를 정확하게 일러주는 돈오(頓悟)를 제공한다. 그리고 세친보살이 언급한 27가지의 의심을 좀더 상세하게 풀어냄으로써 이해하기 쉽게 해석했다. 또한 의심을 끊어 안심에 이르는 단순한 점수(漸修)의 원리를 세우고, 이 원리에서 벗어나는 해설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그 내용이 매우 간결하다.

저자 원빈 스님은 책을 처음 기획할 때 감산 대사의 〈금강경〉을 그대로 복주석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현시대 상황에서 설명이 조금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강경〉 원본에 대한 연구와 인도불교사에 대한 학계의 연구 결과들이 감산 대사 〈금강경〉에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감산 대사의 과금강적 관점과 수보리 존자의 의심을 끊는 구조를 뼈대로 삼되, 현대의 인도 〈금강경〉에 대한 연구 결과를 포함한 내용을 살로 붙였다. 또한 서두에 제시되는 원문은 한국 불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구마라집본과 소명태자의 32분설을 그대로 활용한다. 현장본이나 범본에만 등장하는 내용들은 중간중간 해설에서 소개한다. 또한 앞에 소개한 등장인물들의 관점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원빈 스님은 세친의 27단의를 읽다가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었다. ‘수보리 존자는 아라한인데 과연 이런 의문을 일으켰을까?’ 원빈 스님은 “제시되는 의문들이 아라한의 지혜 수준과 괴리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은 이 가르침이 부처님과 수보리의 대화로 설정되었지만 사실은 기원후 100여 년 경 보살승운동의 수장과 제자들의 대담에 가깝기 때문”이라며 “이 책에서 제공되는 의심은 수보리 존자가 아닌 보살승운동의 수제자 또는 부파불교의 비구들이 보살의 수행 중 일으킬만한 의심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원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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