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언어·비언어적 소통해
대화·표정으로 커뮤니케이션?
코로나19, ‘소통 위기’ 초래해

몸짓·표정·억양 등 포함된
비언어 의미 전달 93% 달해?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단절
거울보며 밝은표정 지어보자
자신과 ‘눈 맞춤’하며 성찰을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언어와 비언어를 통해서 이뤄지며, 우리의 일상적 대인관계는 물리적 만남을 기본으로 한다. 만나서 말로 대화하고 표정으로 소통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이처럼 물리적 만남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희노애락을 함께 한다. 이것이 인간 삶의 일상이다.

삶 속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어쩌다 경험하게 되는 루틴한 일상의 파괴는 평상시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몸이 아프고 나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의 물리적 만남을 기본으로 하는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일상적 패턴을 파괴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언택트 사회는 언어뿐만 아니라 표정, 몸짓, 신체적 접촉 같은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 하며 살아가던 우리에게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한다.

우리는 막연히 커뮤니케이션이 언어에 의한 소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때로는 짧은 순간의 눈 맞춤이나
표정이 훨씬 더 의미심장 하듯이 말 없음, 즉 비언어가 커뮤니케이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알고 보면 높다. 비언어가 의미전달의 93%를 차지하며, 표현수단으로서의 언어 대 비언어의 비율이 35대 65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사용되는 비언어의 양이 많고, 또 중요하다는 얘기다.

비언어에 대한 정의는 학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언어적인 요소를 제외한 모든 요소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몸짓, 표정은 물론이고 옷차림과 현장 분위기, 그리고 말의 강세와 억양 등이 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요소이다.

일반적으로 언어가 정보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인 반면, 비언어는 감정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비언어는 언어 뒤에 가려진 진실을 보여주는 도구라고도 하다. 사람의 본심이 때로는 말이 아니라 표정과 몸짓을 통해서 더 확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비언어적 소통은 중요하다.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고정하고, 미소 지으며 경청하는 얼굴 표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시인 에머슨(Emerson)은 “사람의 눈은 그들의 말과 바꿀 만큼 중요하다”고 했다. 눈 맞춤은 관심, 매력, 친밀감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일 뿐 아니라, 설득력, 공신력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심지어 거지가 행인으로부터 돈을 얻으려고 할 때, 구걸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도 눈 맞춤이다. 눈 맞춤이 설득의 성공 열쇠일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코로나 사태의 종료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개인은 집안에, 사회는 온라인 속에, 그리고 국가들은 국경에 갇혀 있다. 우리야 사정이 다르지만 육지에 접경한 유럽 국가들의 경우는 국경을 넘어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에게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조치는 심각한 현실 문제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물리적 만남을 통한 공존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인간이 극복해야 할 불편함과 압박감에 다름 아니다. 물리적 접촉이 제한되어 루틴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일상이 깨어진 지금 거울을 보며 밝은 표정 짓기를 연습하고, 거울 속의 자신과 눈 맞춤하기를 통해 내면 들여다보기를 일상화하는 것은 어떨까. 희망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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