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최악인 상황 속에서 불교계 각 단체들이 한반도 평화를 발원하는 법석을 이어가고 있다. 반세기 이상 이어져 온 분단의 아픔을 종식하고 이제는 전쟁과 갈등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상생하고 화합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 반영된 것이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강원도 철원 소이산 정상에 올라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와 유주무주고혼의 넋을 위로했다. 소이산 정상은 드넓은 철원평야와 백마고지에 둘러싸여 남과 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철원평야과 백마고지는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젊은이들이 피를 흘렸던 최대 격전지다. 한국군과 북한군, UN군과 중공군 가릴 것 없이 이념의 프레임 속에서 끝없이 싸우고 죽어갔다. 그렇게 희생된 사망자만 200만명으로 집계된다. 이날 천도의식은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쟁의 아픔과 평화를 향한 염원을 일깨우는 법석이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도 같은 날 ‘한국전쟁 70년 한반도 전쟁종식 평화기원대법회’를 봉행했다. 참가자들은 한반도 그림이 그려진 패널에 남과 북에서 이어진 평화의 리본을 하나로 묶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평화통일실천발원문’을 낭독하고 “불살생의 계율과 생명존중의 가르침을 지켜 이 땅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항구적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행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다. 동시에 남북정상이 평양에서 만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는 취지를 담은 6.15선언을 채택한지 꼭 20년째 되는 해다. 반세기 반목과 희생으로 얼룩진 한반도가 이제 더 이상의 상처 없이 평화와 상생으로 꽃피우길 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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