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언종 총본산 닌나지 관음당
이전엔 매월 관음재일만 참배
VR 제작으로 상시 공개 가능
실측 데이터에 그래픽 더해져

다양한 그래픽효과 함께 제작된 닌나지 관음당 VR. 사진출처=아사히 신문

세계문화유산이자 불교예술로 유명한 교토의 천년고찰 닌나지(仁和寺). 중세 불교미술의 보고로 불리는 닌나지 관음당이 VR로 공개된다. 6월 19일 일본의 ‘산케이 신문’, ‘교토 방송’등 주요 언론들은 이 특별한 공개를 주요 보도했다.

888년 창건된 닌나지는 진언종 오무로파(御室派)의 총본산이다. 일본 왕실의 원찰이었던 이 곳은 100여 년 전까지는 일본의 왕족이 출가해 주지를 맡는 등 그 위세와 격이 높은 사찰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관음당은 몇 차례의 소실을 겪고, 1640년에 재건된 법당이다. 본존으로는 11면 천수천안관세음보살, 협시로 부동명왕과 항삼세명왕상의 삼존상이 모셔져 있으며, 삼존불의 주변으로 28부중 등의 신장을 모셔 총 33구의 불상이 법당에 봉안돼 있다. 또 관음당 내부 사방에는 33응신도와 관세음보살구난, 육도윤회도 등의 벽화가 극채색으로 화려하게 그려져 중세 불교미술의 보고로 손에 꼽히고 있다.

이러한 관음당의 예술성은 일본에서는 이미 대중적으로 유명하다. 2년 전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열린 닌나지 특별전에서 1대1로 재현 전시된 관음당의 불단을 관람하기 위해 약 20만 명의 사람들이 전시회에 몰렸다. 더욱이 관음당이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수행정진의 공간이란 점도 그 열기에 한몫했다.

이런 관음당의 모습이 이제 VR로 공개된다. 닌나지 측은 “매달 관음재일에만 법당의 문을 열어 대중들에게 먼 모습만을 친견하게 했었다. 그러나 좀 더 가깝게 사람들에게 관음당을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VR로 제작하게 됐다”며 VR공개를 시작한 계기를 전했다. 닌나지는 또 “지난 2011년부터 진행된 관음당의 해체 수리를 위해 각 불상들의 초정밀 데이터를 실측했다. 이를 토대로 VR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약 13분의 길이의 관음당 VR은, 관음당 전체를 360도로 모두 볼 수 있게 제작했으며 33구의 불상들을 각각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의 근접성까지 재현했다. 이 덕분에 각 불상들의 표정들은 물론, 손과 발의 세밀한 선 하나까지도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됐다. 또 단순한 시각적 감상뿐만 아니라 VR기기에 붙은 스피커를 통해 보고 있는 불상의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닌나지 측은 “VR설명은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오는 참배객들을 위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의 4개 국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닌나지의 집행장인 요시다 세이유 스님은 “이번 VR공개는 이번 가을에 있을 본격적인 공개행사의 선행적인 체험판이 다음달 31일까지 공개한 후 피드백을 받아 세부적인 수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좀처럼 대중에게 열리지 않는 관음당의 모습을 공개함과 동시에 정확한 자료를 후세에 전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VR공개는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참배방식, 혹은 관광의 체험으로써도 많은 분들이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닌나지 측은 이번 공개행사와 동시에 코로나 19의 감염 확산을 위해서 만반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불특정 다수가 하나의 VR기기를 사용하는 만큼 기기의 소독, 체험시의 마스크착용, 체온측정 등을 실시할 예정이며 모든 행사를 예약제로 진행하여 참가자의 신원 파악에도 노력할 예정이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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