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샤인 와라담모 스님

태국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 노력해 온 샤인 와라담모 스님. 사진출처=게이네이션

태국 불교계에서 낙태 합법화와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승려가 화제를 끌고 있다. 샤인 와라담모 스님이다. 태국은 외부적으로 ‘성소수자들의 천국’으로 유명하지만, 실상은 극심한 차별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소수자들의 커뮤니티 ‘게이네이션’(Gaynation)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방콕 북부의 한 사찰의 허름한 암자에서 지내는 샤인 스님을 소개했다. 해당 매체는 “불교 지도층 대부분이 낙태를 죄로, 성소수자들을 전생의 나쁜 업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가운데서 진보적 의견을 피력하는 스님이 있다”며 “혁명적인 일과 다름없다”고 극찬했다.

과거 지역 매체를 통해 “나 역시 30년 전 스님이 될 때만 해도 (낙태와 성소수자 권리 문제에) 매우 부정적인 사람이었지만 수행을 통해 마음이 바뀌었다”고 밝힌 스님은 “낙태와 성소수자 문제는 강요와 차별이라는 사회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강조한다.

해당 매체는 "태국 불교계는 성소수자들의 출가를 금한다. 사회에서도 학교와 직장에서 차별을 받는 일이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스님은 "1년 전 교과서가 개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성소수자들이 그들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진 것처럼 표현됐다"며 "과거 불교 문헌에도 성소수자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나는 불교 가르침이 사회적 현실에 따라 달리 해석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사람과 종교 중에서 사람이 우선돼야 한다. 종교는 사람들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그 방법이 바로 삶과 관습의 변화에 따라 종교적 가르침을 변형해 해석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종교는 무용지물과 다름없다”고 역설했다.

박정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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