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서 치료 받은 군인들 흔적
호국불교정신 재조명 받는 계기로

‘단기 4284년 5월 29일 도착해 6월 12일 떠나간다’ 내용이 담긴 낙서. 통도사 대광명전에서 발견 된 글로 한국전쟁 당시 통도사에 머문 장병이 남긴 글이다.

한국전쟁 당시 통도사 내 육군병원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또 다른 사료가 발견됐다.

통도사(주지 현문)621일 경내 대광명전에서 6.25전쟁 당시 통도사서 치료 받은 군인들이 남긴 낙서로 추정되는 글귀 및 낙서 등을 자료로 제시했다.

날카로운 도구로 긁어 적은 글귀와 탱크, 트럭 등을 그린 그림으로 통도사에서 치료를 받은 군인들의 흔적으로 추정된다.

통도사는 한국전쟁 당시 31육군정양원의 분원으로 치료시설이 부족한 당시 야전병원으로 이용 됐다. 이는 통도사 곳곳에 남겨진 흔적과 구전 및 증언들로 인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도사서 확인 된 낙서는 사회적 당시 분위기와 군인들의 생각을 짐작하게 한다.

가노라 통도사야/잘 있거라 전우들아/ 정든 통도를 떠나랴고 하려마는/ 세상이 하도 수상하니 갈 수밖에 더 있느냐는 내용은 전쟁에 참여 해야 했던 군인의 안타까움도 읽힌다.

단기 4284529일 도착해 612일 떠나간다’‘4284년 평양등은 연도에 대한 확실한 증언이자 통도사서 머문 군인들의 여정을 짐작하게 해준다. 이 밖에도 가족과 연인을 그리는 내용도 담긴 낙서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통도사에 머문 장병이 남긴 모자 그림 낙서. 통도사에는 이 밖에도 가족과 연인을 그리는 내용도 담긴 낙서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지난 해 10월 통도사 용화전에서 발견 된 용화전미륵존불갱조성연기에서는 한국전쟁 후 국군 상이병사 3000여명이 통도사에 들어와 1952412일 퇴거 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아울러 통도사는 195110월 이승만이 제31 육군병원 통도사 분원 장병에게 양말을 1600개 선물했다는 동아일보 보도내용을 확보하기도 했다.

'4284년 6월 10일 평양'이라 적힌 글귀

통도사는 한국전쟁 70년을 맞는 시점에 호국불교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제31육군정양원 통도사 분원의 존재를 입증할 자료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통도사는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함께 하며 모든 것을 내어 줄 정도로 헌신한 호국 불교 정신과 그 발자취를 인정받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