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사종염불(四種念佛)

청화 스님의 법어집인 〈정통선(正統禪)의 향훈(香薰)〉 ‘제2편 법문의 말씀 3. 실상염불ㆍ참선ㆍ삼매’에서, 염불을 1)칭명염불[稱名念佛. 부처님의 명호(名號:이름)를 외우는 염불], 2)관상염불[觀像念佛, 부처님의 원만한 덕상(德像)을 관찰하면서 하는 염불], 3)관상염불[觀想念佛. 부처님의 무량공덕을 상념(想念)하면서 하는 염불], 4)실상염불[實相念佛. 실상 곧 진리를 관조(觀照)하는 염불. 붓다의 법신이 비유비공(非有非空)한 중도실상(中道實相)의 묘심(妙心)임을 관조하는 염불]의 4종염불로 구분하고 있다.

명호부사의(名號不思議)라는 말이 있다. 부처님 명호는 보통 이름이 아니라 무량공덕을 갖춘 부사의한 이름이라는 것이다. 곧 말로 나타낼 수도 없고 마음으로 헤아릴 수도 없이 신비하고 놀라운 힘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부처님 명호를 꾸준히 외울 일이다.

우리가 붓다의 명호를 자꾸 외워서, 곧 칭명염불을 해서, 부처님 생각뿐이면 성불하게 된다. 여기에는 이중(二重)으로 안전장치가 있다. 첫째 우리가 본래 불성(佛性)을 갖추었으므로, 무명(無明)의 구름을 걷고, 불성의 태양을 드러내면 붓다이다. 칭명염불을 통해 오직 부처님 생각뿐이라면 이미 무명의 구름은 걷힌 것이니 곧 붓다이다. 둘째는 아미타불 48원 중 18원[십념왕생원(十念往生願)]의 가피(加被)를 받는다.

세자재왕(世自在王) 부처님 당시 왕이었다가 스님이 된 법장비구(法藏比丘)가, 부처님 전(前)에서 48대원(大願)을 세우고 오랫동안 수행하여 아미타불이 되었다. 그 48원 중 18원은 다음과 같다.

“제가 부처가 될 적에, 시방세계의 중생들이 저의 나라에 태어나고자 신심과 환희심을 내어 제 이름(아미타불)을 다만 열 번만 불러도 제 나라에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設我得佛。十方衆生至心信樂。欲生我國 乃至十念。若不生者不取正覺。]

〈佛說無量壽經 T0360_.12.0268a26-a27〉

아미타 나라 곧 극락은 지극한 낙토(樂土)일 뿐 아니라, 바람소리도 물소리도 새소리도 모두 그 국토에 태어난 이들을 필연적으로 성불에 이르게 하는 방편이다.

4종염불에서 알 수 있듯이, 염불에는 부처님 이름[佛名]을 외우는 칭명염불, 부처님의 모습[佛身]을 생각하면서 하는 관상(觀像)염불, 부처님의 무량공덕[佛德]을 생각하면서 하는 관상(觀想)염불, 실상[진리] 곧 법신(法身)을 관조하는 실상염불이 있다. 붓다를 염(念)하는 것이 염불인데 그 대상이 부처님의 이름, 모습, 공덕, 진리의 4종인 것이다. 여기에서 실상염불은 진리 곧 본래면목을 관조하는 것이니, 염불선(念佛禪)이다.

염불은 곧 염각(念覺)이니, 염불하는 것은 현전일념(現前一念)이 본각진성(本覺眞性)을 각오(覺悟)하는 것이어서,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닌 것[與佛不二]을 확인하는 공부이고, 부처를 떠나지 않는[與佛不離] 공부이다.

화엄 제5조 종밀의 〈화엄경행원품소초〉 제4권에 4종염불에 대한 언급이 있다.

“그러나 염불은 같지 않아 4종이 있다. 1)칭명념(稱名念), 2)관상념(觀像念), 3)관상념(觀想念), 4)실상념(實相念)이다.”[然念佛不同總有四種一稱名念二觀像念三觀想念四實相念]

〈華嚴經行願品疏? 第四卷 X05n0229_0280a04〉

여기에서의 칭명념은 4조 도신 대사의 일행삼매를 예로 들었고, 관상념(觀像念)은 〈대보적경〉의 예를 들어 ‘여래의 소상(塑像)이나 그림을 관하는 것[觀如來塑畵等像如大寶積經]’이고, 관상념(觀想念)은 ‘여래의 32상(相) 가운데 하나를 관’하거나, 〈좌선삼매경〉의 예를 들어 ‘부처님의 전신이 허공에 처(處)한 것을 관하는 것[佛身處在虛空]’이고, 실상념(實相念)은 〈문수반야경〉의 예를 들어 ‘생멸래거명상(生滅來去名相)이 없는 것을 부처라 하고, 스스로 몸의 실상을 관하듯이 부처를 관하는 것’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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