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자나불의 화엄세계’

법신불 50년 귀의·공부 회향
화장세계품·비로자나품’ 공양
“화엄, 성불에 가장 가까운 말,
화엄경 주불 비로자나부처님”

비로자나불의 화엄세계 / 종일 스님 지음 / 무비 스님 감수 / 운주사 펴냄 / 1만2천원

 

책은 종일 스님이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공부의 회향이다. 〈화엄경(80권 본)〉 중 제5품 ‘화장세계품’과 제6품 ‘비로자나품’을 소개한다.

“부처님은 이렇게 깨달으셨다. ‘이 세상은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부처다. 세상에 널려있는 사물과 사람들도 모두가 부처다. 선도 악도 그늘도 빛도 모두가 부처다. 행복도 불행도 극락도 지옥도 모두가 부처뿐이다. 〈중략〉 일체의 모든 일, 모든 것이 모두가 오직 부처뿐이다.’ 그런데 꼭 부처라고만 부르지 않고, 혹은 마음이라 하고, 혹은 진리라고 하고, 혹은 법이라 하고, 혹은 해탈이라 하고, 혹은 열반이라 하고, 혹은 화엄이라고도 했다. 부처님의 깨달음을 이렇게 여러 가지로 부르는 것은 그 내용을 한마디로 쉽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화엄이라는 말을 깨달음의 세계에 제일 가깝게 접근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 하여 예로부터 높이 숭상해 불렀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세계와 내용을 잘 정리한 대표적인 경전을 우리는 〈화엄경〉이라 부른다.”

‘화엄(華嚴)’에서 불법의 요체를 가장 깊게 느꼈던 종일 스님은 1967년 12월 15일(음) 창녕 영축산 청련사에 입산하여 법성 덕오당에 인도, 비로자나 부처님께 귀의하여 6년 동안 나무를 하고 농사를 지으며 채전에서 밭작물을 가꾸어 자급자족하며 수행했다. 이후 오로지 청정법신 비로자나부처님의 “천지우주 삼라만상 진대지가 나의 전신체(全身體)”라는 말씀과 덕오당이 내려준 “우리가 행동하는 것은 모두 사진으로 찍히며, 말하는 것은 녹음이 되고, 마음먹은 것은 문서(업장)가 된다”라는 말씀을 몸과 마음에 새기고 살아왔다. 책은 현 사바세계 중생들을 고해에서 건져 금생의 화엄세계를 누리기를 바라는 스님의 50년 회향 불사다.

“화엄세계란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주변의 천지만물과 산천초목, 이 모든 것이다. 작게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포 하나하나에서부터 크게는 수백 억 광년 저 멀리에 있는 무수한 별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화장장엄세계이다. 우리는 이들 모든 화장장엄세계에 무거운 은혜를 입고 살아간다.”

책은 ‘화엄세계품’의 ‘이구염장 향수해’, ‘무진광명륜 향수해’, ‘금강염광명 향수해’, ‘화장세계의 총결’, ‘게송으로 거듭 밝힘’을 통해 대중을 화엄세계로 이끈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지 일러준다.

“그 때 보현보살이 다시 대중들에게 말하였습니다. ‘모든 불자들이여, 지나간 옛적에 세계 미진수겁을 지나고 다시 그 갑절을 지나서 세계해가 있었느니, 그 이름이 보문정광명이니라’”

책은 ‘비로자나품’을 옮겨 적으며 비로자나불의 인연을 밝힌다. 비로자나불은 불가의 많은 부처님들을 아우르며 그 모든 부처님의 근본이 되는 청정법신을 말한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광명의 부처이며, 경전에서 볼 때 비로자나불은 〈화엄경〉의 주인이다.

미혹에 결박된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일심으로 생각하고 맑은 믿음으로 의심하지 않으면 어디서든지 비로자나불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의미를 함유하고 있는 부처님이므로 그를 인격화하고 불격화하여 설명하려면 구원겁 이전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나간 세상,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오랜 겁전에 승음(勝音)의 세계다. 그 세계에는 일체공덕산수미승운(一切公德山須彌勝雲)이라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 나라에 대위광태자가 있어서 부처님을 섬기면서 온갖 불법(佛法)을 닦아 익혔다. 태자는 여러 생을 거듭하면서 여러 부처를 섬기며 수행, 고행, 난행, 체험, 공양, 찬탄, 체득하여 성불하게 되니 그가 곧 비로자나부처님이다.

종일 스님은 맺는말에서 “이상으로 〈화엄경〉 39품 가운데 화장세계품을 배경으로 비로자나품을 마무리합니다. 천지우주 삼라만상 진대지가 나의 전신체임을 확신하십시오.”라고 했다.

괴산 각연사 석조비로자나불상(보물 제4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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