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세계적 유행 상황
이전과는 다른 세상서 살아야
‘New Normal’ 관련 담론 多

유럽·미국 등 부실한 대처로
“서구화가 정답 아니다” 확인

초감시체제 대한 비판있지만
구성원 간 ‘새로운 표준’ 인식
불교 ‘업설’ 중요해지는 시대

코로나19의 위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코로나19 이후의 우리 사회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할 준비를 해야 할 시점에 왔다. 해방 이후 우리 사회는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경험들을 해왔지만, 이번 코로나19처럼 사회 전반에 깊은 파장을 미치고 개개인의 생활을 변화시킨 예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코로나19 이전과는 전혀 다른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를 살게 될 것이다.    

이는 이전에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현상과 표준이 점차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과 표준으로 자리 잡는 것으로서, 경제학에서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라고 한다. 이 용어는 미국에서 2007년 이전의 오랫동안 지속된 호경기를 끝나고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로 촉발된 금융 위기와 2012년까지 이어진 오랜 경제침체기를 겪으면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가 지속되는 것을 지칭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전에 우리에게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현상과 표준이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과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에 어떤 것이 있을까? 

1990년대 이후 우리 사회를 이끌었던 서구화의 부작용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수출 주도 경제구조와 맞물려서 오랜 시간동안 사회는 서구화 일변도로 변화해 왔다. 하지만 우리의 서구화가 지향한 목표였던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이 코로나19에 우왕좌왕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더 이상 서구화만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답이 아니란 것을 모두가 체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새삼스럽게 우리 사회는 우리가 가진 것에 고마워하게 되었고 한국적인 가치와 문화에 대해 스스로 자긍심을 가지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실상 유럽의 몇몇 국가들과 일본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퇴보를 꼽으며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면적에 많은 사람들이 집적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초현대적인 정보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은 마음만 먹으면 이러한 정보인프라를 활용하면 손쉽게 추적할 수 있다. 

초연결시대를 상징하는 스마트폰의 엄청난 보급률과 도시 구석구석에 설치된 CCTV 그리고 개별 차량 대부분에 설치된 블랙박스와 카드전표를 통해서 개개인의 동선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소설 <1984〉에서 비판했던 빅브라더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 새롭게 나타났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초연결시대에 일종의 부작용으로 여겨졌던 초감시 체제가 대한민국의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부상했던 것이다. 사실상 우리들은 이러한 정보 인프라를 통해 개개인의 자유가 억압될 수 있다는 인지하고 있음에도 코로나19의 사회적 확산이 가져다줄 거대한 파장 때문에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러한 초감시 체제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자리 잡게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받아들이게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초감시 체제에 들어간 우리 사회에서 불교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개개인이 스스로의 삶을 깨끗이 하고 선하고 착한 의도를 가지고 생활하면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가 깨끗해질 수 있다는 불교의 업설을 통해 개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이러한 감시와 통제 없이도 충분히 밝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중심에 불교가 위치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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