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추본, 6월 17일 긴급성명 발표
“남북 양측 대화로 신뢰 회복해야”
정평불, 판문점선언 즉각 실천 촉구

북한이 4.27 판문점 선언의 결실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극단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남북관계가 역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와 정의평화불교연대 등 불교계 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전향적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특히 "남북관계가 반목과 긴장으로 위태롭던 과거로 다시 회기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원택, 이하 민추본)는 6월 17일 ‘또 다시 대결의 시대로 되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제하의 긴급성명을 내고 “만남과 대화만이 신뢰를 회복하고 평화를 되찾는 길”이라며 남북 양측의 상호 노력을 촉구했다.

민추본은 최근 북한이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폐쇄한데 이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강경 대응에 나선 것과 관련, “이는 2018년의 성과를 부정하고 남한 정부와의 단절과 신뢰가 무너졌음을 의미한다”며 “북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를 다시 진출시킬 것이라는 추가조치도 예고하고 있다. 2018년 이전으로의 회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이전으로의 역행을 의미한다”고 심각하게 우려했다.

민추본은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이 무색하리만치 지금 남북은 또 다시 대결과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며 “또다시 대결의 시대로 되돌아 가선 안된다”고 천명했다.

민추본에 따르면 2017년 전쟁의 위기까지 갔던 남북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이라는 성과를 냈다. 북미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는 다시 답보상태에 빠졌지만 국민들은 평화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없다는 믿음으로 남북 간 만남과 협력이 성사되기를 고대했다.

이에 민추본은 “우리는 이미 반세기 넘는 세월을 대결과 긴장 속에서 살아왔고, 이제는 더 이상 민족의 역량을 반목하고 적대하는데 소모하고 싶지 않다”며 “만남과 대화만이 신뢰를 회복하고 평화를 되찾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 “더 이상의 군사적 조치나 무력 대응을 하지 말고 남측의 특사파견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요구한데 이어, 남한 정부에 대해서도 “맞대응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길 바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이라도 금강산관광 재개를 통해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한 발짝 진전시키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6월 25일 예고된 대북전단 살포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추본은 “실천과 노력 없이 평화는 오지 않는다”며 “남과 북 모두의 노력과 양보로 다시 한 번 남북관계의 획기적 반환점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산하 통일바루(회장 김진영)도 6월 9일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 되지 않는 대북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 제하의 논평을 발표한 바 있다. 통일바루는 이에 “대북전단 살포는 남북관계 개선에 결코 도움 되지 않는다”며 “현재 남북관계는 막혀있지만 2018년 함께 맺은 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은 계속 지켜져야 하며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6.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을 맞아 남북 간 관계개선과 대화의 장이 다시 열리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의평화불교연대도 6월 17일 ‘정부와 국회는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즉각 실천하라!’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가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통해 북미교착상황에 활로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워킹그룹 해체와 미국의 대북제재 중단을 촉구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다음은 민추본 성명 전문.

또 다시 대결의 시대로 되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6월 16일 우리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5월말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던 북한이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폐쇄한 데 이어 급기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강경 대응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이 무색하리만치 지금 남북은 또 다시 대결과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2017년 전쟁의 위기까지 갔던 남북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이라는 성과를 내었습니다. 북미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는 다시 답보상태에 빠졌지만 우리 국민들은 평화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없다는 믿음으로 남북 간 만남과 협력이 성사되기를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4.27 판문점선언의 결실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2018년의 성과를 부정하고 남한 정부와의 단절과 신뢰가 무너졌음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를 다시 진출시킬 것이라는 추가조치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2018년 이전으로의 회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이전으로의 역행을 의미합니다.

또 다시 대결의 시대로 되돌아 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반세기 넘는 세월을 대결과 긴장 속에서 살아왔고, 이제는 더 이상 민족의 역량을 반목하고 적대하는데 소모하고 싶지 않습니다.

만남과 대화만이 신뢰를 회복하고 평화를 되찾는 길입니다.

북한은 더 이상의 군사적 조치나 무력 대응을 하지 말고 남측의 특사파견을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남한 정부 또한 맞대응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길 바랍니다. 당장이라도 금강산관광 재개를 통해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한 발짝 진전시키고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6월 25일 예고된 대북전단 살포도 중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실천과 노력 없이 평화는 오지 않습니다. 이웃종교에서도 행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 했고, 불교에서도 행과 원은 일치되어야 이루어진다 했습니다. 남과 북 모두의 노력과 양보로 다시 한 번 남북관계의 획기적 반환점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불기2564(2020)년 6월 17일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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