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발족식…상임대표 미광 스님
불교환경연대 중심으로 사찰·단체 연대
기후학교·캠페인 등 확산 방안 제시도
출범취지서 “기후위기 비상사태” 선언

전세계를 공포로 밀어넣은 코로나19를 비롯해 미세먼지와 화재, 가뭄과 홍수 등 각종 자연재해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결과물이다. 동시에 무분별한 개발과 공장형 축산업,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데 따른 부작용이기도 하다. 기후위기는 인간이 만든 재앙이다. 병든 지구를 살리기 위한 개개인의 실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런 가운데 불교계가 지구에 닥친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개개인의 실천을 넘어 인식 전환을 꾀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에 착수했다. ‘불교기후행동’을 발족하고 개인과 사찰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연대활동을 시작한 것.

불교기후행동(상임대표 미광)이 6월 1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발족식을 열고 공식출범했다. 불교기후행동은 개인과 시민사회단체, 사찰 등이 병든 지구를 살리기 위해 원력을 모은 연대체다.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만)를 주축으로 불교생태컨텐츠연구소,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광주전남불교기후행동, 조계종 포교사단 인천경기지역단과 지역 곳곳의 사찰 등이 ‘지구 온도 상향선 1.5℃’를 지키겠다는 원력으로 뭉쳤다. 지구 온도상승 제한선인 1.5℃ 중 이미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1℃가 상승했고, 이제 남은 온도는 0.5℃에 불과하다.

불교기후행동은 출범선언문에서 “지금은 기후위기 비상사태다. 기후위기에 처해있는 지구를 지구를 살리기 위해 생명의 관점에 서서 행동하고자 한다”며 “이제 환경에 대한 개인행동의 윤리적 변화와 녹색자본주의만으로는 생태계 위기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사회적 환경과 자연을 지키는 것이 인간의 숙제임을 강조하는 연대의 관점에서 사회정의와 환경보호를 하나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 위기는 환경문제만이 아닌 인류를 포함한 뭇생명의 생존문제이자 민주적으로 조화롭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의 차원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우리는 소유와 탐욕에 기반한 현재의 산업사회를 무소유와 무탐의 불교가치에 기반한 생태사회로 전환하는데 힘을 모을 것이며 정부가 현재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국자차원에서 기후위기비상사태를 선포, 과감한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기후행동은 향후 △2020년 전국적 기후위기 비상선언 및 국회 차원의 위기대응법 제정을 이끌고 △불교계 각 종단과 국회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설치와 운영예산 책정, 사찰 주도의 에너지 전환△기후행동을 위한 불자들의 연대의 장 마련 등을 실천서약으로 발표하고 각 분야에서 다각도의 노력을 개진할 것을 선포했다.

이날 발족식에 연대발언을 한 김선명 원불교 교무는 “전세계 인구의 70%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식 전환이 토대가 될 기후위기 극복은 종교의 책무이자 종교계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하는 이유”라며 “한국 불교계가 기후행동에 나서 주신데 대해 감사하며 앞으로 우리나라, 나아가 전세계 기후위기 극복에 큰 걸음을 내디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정희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기후위기 상황이 대단히 심각하다. 지구가 우리에게 다양한 형태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더 많은 불자들이 기후위기를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불교기후행동이 나서주길 바란다. 개인의 실천만으로 부족하기에 연대하고 힘을 모아 더 큰 변화의 물결을 형성할 수 있는 힘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불교기후행동은 향후 기후행동 캠페인과 지역별 불교기후학교 운영 등을 토대로 불교계 인식확산 및 실천을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9월 22일경 종교인 대화마당에서 5대 종교 기후위기비상선언을 도출해 종교인들의 동참도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월 셋째수 목요일을 불교기후행동의 날로 정하고 오전 11시 30분부터 피켓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며 매주 수요일 온라인을 통해 오전 9~11시 기후위기 책읽기, SNS 기후행동 챌린지 수행 등 다양한 일상 속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불교기후행동 상임대표 미광 스님은 “45억만년 간 진화된 아름다운별 지구가 몇십년 후에는 인간이 살아가기 어려운 별이 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전통적으로 불교는 수천년간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여기며 살아왔다. 이제라도 전 불자들이 하나가 되어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하나하나 챙겨 환경파괴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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