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한국전 희생자 왕생극락 기원”
해인사 “한국전 희생자 왕생극락 기원”
  • 합천 해인사= 하성미 기자
  • 승인 2020.06.0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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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한국전쟁 70주년 수륙대재 봉행

국가·이념 넘어 희생영가 천도
한글의식 집전… 이해도 높여
1천여 대중 해원·상생 기원해
법보종찰 해인사는 6월 7일 대적광전 앞 비로탑 앞마당에서 ‘한국전쟁 70주년, 해원과 상생을 위한 해인사 수륙대재’를 봉행했다.
법보종찰 해인사는 6월 7일 대적광전 앞 비로탑 앞마당에서 ‘한국전쟁 70주년, 해원과 상생을 위한 해인사 수륙대재’를 봉행했다.

천년고찰 가야산 해인사가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138만 무주고혼들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국군, 유엔군, 북한군, 중국군, 민간인 등 전쟁 희생자를 위한 수륙대재가 봉행됐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봉행된 수륙대재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해원과 상생을 위해 기도하는 평화의 장()이었다.

법보종찰 해인사(주지 현응)67일 대적광전 앞 비로탑 앞마당에서 한국전쟁 70주년, 해원과 상생을 위한 해인사 수륙대재를 봉행했다.

이날 수륙대재는 한국전쟁 당시 희생당한 고혼을 추모·천도하는 법회로 상생을 통해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진행됐다. 해인사는 국가와 이념을 넘어 한국군 뿐 아니라 모든 희생자를 추모하고 오색 10만 위령등을 밝혔으며 추모음악회, 추모사진전 등도 함께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

법보종찰 해인사는 6월 7일 대적광전 앞 비로탑 앞마당에서 ‘한국전쟁 70주년, 해원과 상생을 위한 해인사 수륙대재’를 봉행했다.
법보종찰 해인사는 6월 7일 대적광전 앞 비로탑 앞마당에서 ‘한국전쟁 70주년, 해원과 상생을 위한 해인사 수륙대재’를 봉행했다.

수륙대재는 웅장한 법고소리로 시작됐다. 내빈들은 비로탑에 설치 된 오로단에서 분향과 헌화로 추모했다. 오로단은 동서남북과 중앙 등 하늘의 다섯 방향으로 찾아오는 망자들을 위한 제단으로 흰색·녹색·빨강·노랑·파랑 5가지 색으로 장엄됐다. 각각의 색깔은 국군, 북한군, 유엔군, 중국군, 민간인 망자들을 상징한다는 게 해인사 측의 설명이다.

수륙대재는 새로운 형식의 의식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의식은 모두 한글로 진행돼 의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하늘의 구름을 상징하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자 망자를 깨우는 기상 트럼펫이 연주됐고 희생자로 분장한 행렬들이 인로왕보살번을 따라 명부전에서 천천히 오로단을 향해 내려왔다. 전쟁의 아픔과 고통을 상징하듯 피처럼 붉은 색으로 옷을 물들였고 다리는 절뚝였고, 표정은 망자들의 아픔을 표현하듯 슬픔이 가득했다.

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이 추모 법어를 하고 있다.
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이 추모 법어를 하고 있다.

오로단을 지나 행렬은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관욕단으로 향했다. 관음전에 설치 된 관욕단에는 해인사 전계사 무관 스님, 해인사 산중원로 선룡 스님, 율주 경성 스님, 팔만대장경연구원장 경암 스님이 망자들을 위한 관욕의식을 위해 증명법사로 나섰다.

증명법사 스님들은 침향과 꽃으로 우려낸 향탕수를 버들가지에 적셔 망자 행렬에게 뿌리며 진언을 외웠다. 참석한 모든 대중들은 함께 두 손을 모아 모든 망자들이 극락왕생하고 원한을 여의며 해탈을 얻길기원했다. 이어 망자들을 씻기는 진언을 모두가 함께 외며 몸과 마음을 씻고 새롭게 거듭나기를 기원했다.

망자행렬은 다시 오로단에 모여 앉자 본격적인 위령천도 의식을 진행했다. 위령천도 의식은 염불로 시작해 수륙대재 취지를 밝히는 유치와 혼을 부르는 창혼, 망자들의 업장을 녹이는 참회 진언, 수계 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고혼들의 왕생극락과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법어와 메시지도 이어졌다. 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원각 스님은 추모 법어를 통해 한국전쟁 발발한 지 70년이 흐른 지금 현충일을 맞이하여 분노와 갈등이라는 공업을 치유하고자 해인사에서 수륙대재를 봉행한다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은 해원의 염원을 담은 정성스런 수륙대재 공양을 받으시고 본심으로 돌아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여 고통에서 벗어나 안락을 누리라고 설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한국 전쟁이 발발한지 70년 세월이 흘렀지만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해인사에서 봉행되는 수륙대재는 어둠을 걷어내고 아직 치유되지 않은 많은 전쟁의 희생자를 천도하며 새 시대로 나아가자는 불교계의 다짐이라고 전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혜자 스님은 이유 없이 죽어간 시민들, 전쟁에 뛰어들어 희생당한 군인들, 모두가 우리의 이웃이고 친구였다오늘 수륙대재를 통해 이고득락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기원했다.

봉은국악합주단과 혜명무용단의 진혼곡 연주와 진혼무 모습.
봉은국악합주단과 혜명무용단의 진혼곡 연주와 진혼무 모습.

봉은국악합주단과 혜명무용단원들의 국악 진혼곡과 친혼무을 통해 희생영령을 위로하고 상생과 평화를 기원했다.

수륙대재는 소전 의식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망자 행렬은 길갈음 천을 따라 행사장에서 사라졌다. 길갈음 천은 하얀 색 긴 천으로 오색구름을 따라 서방극락정토에 이르는 길을 상징한다. 대중들은 망자들의 마지막 행렬을 바라보며 합장한 채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한편, 수륙대재에는 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호계원장 무상 스님, 교육원장 진우 스님, 군종특별교구장 혜자 스님을 비롯해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 진선미·정희용·김영배 국회의원 등 사부대중 1000여명이 참석했다.

위패를 사르는 소전 의식의 모습.
위패를 사르는 소전 의식의 모습.
오색 구름을 따라 서방정토에 이르는 것을 상징하는 길갈음 천을 지나는 망자행렬. 한국전 희생영가들이 길갈음천을 따라 정토로 가며 수륙대재는 마무리됐다.
오색 구름을 따라 서방정토에 이르는 것을 상징하는 길갈음 천을 지나는 망자행렬. 한국전 희생영가들이 길갈음천을 따라 정토로 가며 수륙대재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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