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사 복원‧동시법회 등 남북불심 하나로 결집
신계사 복원‧동시법회 등 남북불심 하나로 결집
  • 송지희 기자
  • 승인 2020.06.05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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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창립 20주년
2000년 조계사서 창립
당대 큰스님 대거 참여
악화일로 남북관계 속
인도지원 등 물꼬트며
“민간교류 선도” 평가
올해 조직 개편 예정
2007년 신계사 대웅보전 낙성식.
2007년 신계사 대웅보전 낙성식.

남북불교 교류의 교두보이자 불심에 기반한 민족화합의 상징으로 역할해 온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올해로 꼭 20주년을 맞았다. 척박했던 불교계 통일운동 여건을 딛고 남북불교도동시법회와 금강산 신계사 복원 불사 등 굵직굵직한 활동을 통해, 남북관계가 단절되는 난관마다 교류의 물꼬를 트며 민간교류를 대표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다만 남북관계 경색국면 장기화로 북측과의 교류 활동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안으로 조직 일부 개편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는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원택, 이하 민추본)는 2000년 6월 8일 조계종 불교통일사업‧남북교류를 이끌어 갈 전담기구로 창립했다.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된 창립법회는 남북 불자들의 불심에 기반한 통일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법석으로 봉행됐다.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을 총재로, 포교원장 정련 스님을 본부장으로 모신 가운데, 숭산, 지관, 월주, 종하, 오현 스님 등 당대의 큰 스님들이 고문으로 함께했다.

2000년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된 창립법회.
2000년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된 창립법회.

이날 창립법회에서 민추본은 “분단으로 인한 남북한 대립과 갈등의 관계를 청산하고 대자대비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우리민족이 새로운 화합과 평화의 공동체로 자리 매겨지기를 기원하고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증명하듯 창립 이듬해 3월, 민추본은 북측 조선불교도연맹과 금강산 신계사터에서 ‘민족화합과 금강산 신계사 복원을 위한 기원법회’를 봉행한데 이어 부처님오신날 즈음 첫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 동시법회’를 조계사에서 봉행했다.

남북불교도동시법회는 이후에도 남북불교간 교류의 상징이자, 남북 불자들의 신심과 전통문화의 동질성을 토대로 남북간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매개가 돼 왔다. 비로 양측 정부간 관계에 따라 한자리에서 봉행되지 못하거나 공동발원문조차 채택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부처님오신날과 8.15 기념법회를 공동으로, 혹은 동시에 개최한다는 자체만으로 남북관계 현주소를 확인하는 바로미터로 평가되기도 했다.

민추본의 핵심적인 성과로 손꼽히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불사는 남북불교 교류 역량의 결집체이자 남북화해협력의 결과물이다. 금강산 4대 명찰 중 하나인 신계사는 한국전쟁때 소실돼 주춧돌만 남은 폐허 상태였다. 남측 조계종 민주본과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은 2000년 6.15공동선언을 계기로 공동복원불사를 추진, 2004년 4월 본격 착공에 들어가 2007년 10월 복원된 신계사를 낙성했다. 당시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낙성법회에서 “남북의 목재와 물, 돌과 흙이 하나로 모여 우리민족의 성지로 거듭났다”며 “금강산을 통일의 상징으로 지켜나가자”고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 사찰 및 민족문화재 단청불사’, 북한 사찰 및 문화재 전수조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대북인도적 지원도 꾸준히 이어졌다. 민추본은 북한이 가뭄과 홍수 등 어려움을 겪을 때는 물론, 북한 어린이 돕기 등 다양한 모금활동으로 조불련을 통해 지속적인 인도적 지원을 해 왔다.

그럼에도 2008년 이후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고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되면서 남북불교간 교류도 소원해 지는 등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이후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남북간 단절이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 대북협력사업은 물론, 남북간 교류에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민추본의 역할도 크게 축소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민추본은 국내 통일인식교육 등을 통해 타개책을 마련해 가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으로 민추본이 창립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추본을 중심으로 한 종단 안팎의 여건은 물론이고, 조불련도 북측 방침에 따라 공식적인 교류 창구를 닫아 걸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불련은 2018년 6월경에도 민추본 창립 18주년 기념축전을 보내는 등 관례적으로 축하서신을 보내왔지만, 올해는 축전이 가능할지 여부조차 미지수다.

민추본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그리 낙관적인 상황은 아닌 것이 사실이지만 언제나 시시각각 변화하는 남북관계 속에서 민추본은 수많은 고비를 잘 넘겨왔다”며 “앞으로도 묵묵히 남북불교 화합‧교류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추본은 올해 창립 20주년을 계기로, 일부 조직개편을 통해 인적 구성과 조직 비전 등에 대한 변화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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