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일주문이 34년 만에 제 자리로 돌아왔다. 5월 29일 서울 봉은사 경내서 일주문 낙성식이 열린 것이다. 봉은사 일주문은 1880년대 조성된 것으로 1986년 진여문 불사과정서 양평 사나사로 이건됐다. 이어 2011년 양주 오봉산 석굴암으로 옮겨져 석굴암 불이문으로 역할을 해왔다.

이번 일주문 이건에는 아무런 조건없이 협조한 양주 오봉산 석굴암 주지 도일 스님을 비롯해 봉은사 사부대중과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해당 교구본사인 봉선사의 원할한 협의과정이 있었다.
근현대 불교사를 보면 사찰은 수많은 변화를 겪었다. 억불숭유 속에 서원이 되거나 화마에 소실되고, 폐사에 이른 곳이 부지기수였다. 이런 사찰에서 전통가치를 지닌 수많은 문화재들이 사라지고 방치됐다. 사찰 이전과 문화재 수탈 속에 본래 있어야 할 사찰에 있지 못하고 세상을 떠도는 불교 문화재가 많음은 물론이다.

이번 봉은사 일주문은 이러한 불교 문화재가 제 자리를 찾기 까지 불자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중앙부처와 해당 사찰간의 협조, 그리고 사찰 신도들끼리의 교류 등이 그 것이다. 봉은사 일주문은 보물급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많은 외국인들과 시민들이 찾는 강남 봉은사역 사거리에 위치해 더욱 더 그 가치가 높다. 앞으로 불교 문화재가 저마다의 자리에서 제대로 보존·활용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봉은사 일주문이 그 첫 시작으로 자리할 것이다. 또한 도심 속 불교문화를 알릴 상징으로 불자들의 원력을 담아 더욱 더 활용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