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코로나19를 이겨내시느라 얼마나 어려움과 노고가 크신지요. 그래도 묵묵한 마음과 꿋꿋한 정신으로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공동체 정신에 부처님의 명호로 무한한 찬탄의 박수를 보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불교계도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코로나19 사태를 하루 빨리 종식시키자는 마음에서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한 달이나 연기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우리 불교계에서는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모두가 다 불보살님들의 자비광명과 불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올 부처님오신날은 그 어느 해보다 뜻 깊고 소중하다고 여깁니다. 3천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도 결국은 우리가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동고동락(同苦同樂)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부처님께서 태어나시자마자 “삼계가 모두 괴로움이니 내가 마땅히 편안하게 하리라(三界皆苦 我當安之)”라고 탄생게(誕生偈)를 읊으신 것도 결국은 어려움도 함께 나누고 기쁨도 함께 나눠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살아가자는 데 다름 아니었던 것입니다.

맞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우리 모두는 연기적 존재입니다.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으면 당신도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모두는 한 배에 탄 존재입니다. 오늘 맑고 밝고 향기로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처님의 대자대비와 지혜광명으로 코로나19 역병은 하루 속히 물러나고 국민 여러분들의 근심 걱정이 맑게 소멸돼 경제회생과 함께 국민 모두가 이고득락(離苦得樂)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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