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어·한문 동시 수록
중세의 네팔어도 포함돼
절첩식 인쇄·변상도 눈길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40년 앞선 목활자판 불경. 사진출처=오픈컬쳐

활판 인쇄술의 대표로 꼽히는 서양의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40여년 앞선 목활자판 경전이 발견돼 화제다. 지난 5월 15일 문화예술전문 매체인 ‘오픈컬쳐’는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40년 앞선 불교 경전을 보도했다. 특히 이 경전은 한문 뿐 아니라 산스크리트어·티베트어 등 고전언어가 동시에 수록돼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10년 중국 베이징에서 인쇄된 이 불경은 산스크리트어로 된 다라니와 진언, 불보살들의 삽화를 담고 있으며 두꺼운 백지에 붉은 먹을 사용한 목판 인쇄본이다. 병풍처럼 앞뒤를 모두 볼 수 있는 절첩식(折帖式)으로 인쇄 됐으며 20여존의 불보살이 설명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또한 책의 마지막에 쓰여진 간행기록에서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40년 앞선 것으로 밝혀졌다.

고대필사본에 대한 전문 연구 자료를 공유하는 한 연구자는 “사실 이 책보다 앞선 목판, 혹은 금속 활판으로 된 불교문헌이 다수 존재하기에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40년 앞선 사실이 놀라운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하지만 이 불경은 한 권의 책 안에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한문의 세 고전 언어가 함께 들어있다는 점, 또 목판화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변상도라는 점과 보기 드문 진언집(眞言集)이란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인 연구에 따르면 일부 경문에서는 중세 네팔어까지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문서 전문가들은 해당 서적의 발견에 “다른 시대와 다른 지역에서 출판된 불교 서적들은 불교문화권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자는 “19세기 중반에 태국에서 필사된 한 문헌은 어느 스님이 극락과 지옥을 여행하고 돌아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는 태국에서 멀리 떨어진 몽골불교의 문헌이 태국어로 번역된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또한 구텐베르크 성서와 비교하여, “이미 아시아권에서는 불교문헌을 대량유포하기 인쇄술이 발전했다. 몇 세기 이전부터 목활자와 금속활자 등이 개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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