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6·17일 실시간 송출
한국어 등 13개 언어로도
세계불자들 반응 뜨거워
홈페이지 서버 멈추기도

온라인으로 법문을 진행중인 달라이라마. 사진출처=달라이라마 공식사무국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각국의 불교행사가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티베트불교의 지도자 달라이라마 처음으로 온라인 법문을 진행했다. 달라이라마 공식 사무국은 지난 5월 16, 17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달라이라마의 첫 온라인 법문을 전했다.
사무국은 “달라이라마 성하께선 전세계적으로 지속적인 개인과 단체의 요청에 응해, 온라인 법문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셨다”고 전했다. 지금껏 달라이라마의 법문이 온라인으로 중계되거나, 녹화후 업로드 된 적은 많았지만, 비대면 온라인 법회를 계획해 전세계로 중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문의 주제는 용수보살의 <보행왕정론(寶行王正論)>의 1품과 4품이다. 용수보살이 남인도의 왕에게 대승불자의 길을 가르치는 내용으로 구성된 논서로 1품에선 어떻게 선업을 쌓고 보살행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말하며, 4장에선 불교를 믿는 지도자로서 어떠한 덕목을 갖춰야하는지를 가르친다.

16일과 17일 양일간, 달라이라마의 관저에서 진행된 법회는 인도 현지시간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반가량 이어졌다. 법문은 유튜브, 페이스북, 라이브스트림 등의 라이브 채널과 달라이라마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중계됐다. 달라이라마의 첫 온라인 법회에 전세계의 불교도들이 집중하면서 한때 공식 홈페이지의 서버가 멈추기도 했다. 법문은 한국어를 포함한 13개 국어로 동시통역돼 송출됐다. 또한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라이브 채널의 특성상, 법문을 듣는 불자 간에 법문내용에 관한 토론이나 자료공유 등의 모습도 보였다.

달라이라마는 먼저 “저는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으로 종교인으로서는 ‘종교적 화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모든 종교는 다양한 사상과 역사적 전통을 갖고 있지만 사랑과 자비, 용서와 관용과 자제라는 동일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법문을 시작했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일수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라이라마는 “이 세상의 모든 행복은 이타심에 기인하고,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은 이기심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먼저 나의 허물을 보고 다른 이를 생각하여 자타 바꾸어 생각하는 것을 일상에서 연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라이라마는 불교의 가르침을 접근하고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불교의 가르침은 심오하고 광대하므로, 논리적인 고찰을 통해 분석하고 이해한 후 실천해야 한다. 이는 딱딱한 음식을 잘 씹어야 소화가 되는 것과 같다”며, “논리적인 사고가 갖춰진다면, 보다 넓게 총체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고 역설했다.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단지 믿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법문의 마지막에 달라이라마는 “앞으로도 이러한 온라인 법문을 이어가고자 한다, 또 질의응답도 가능할 수 있게 시도해 보겠다”며 이어질 법문계획을 시사했다. 또 어려운 시기에 마음을 모아 기도하길 바란다며 석가모니불과 관세음보살, 따라보살등의 진언을 염송할 것을 권했다. 달라이라마 사무국은 이어지는 온라인 법문에 관해 “오는 29, 30 양일에 걸쳐 관세음보살 관정을 온라인으로 수여할 예정이며, 중계방식은 동일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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