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가 취소됐다. 본래 올해 연등회는 지난 4월 25~26일 개최하려 했으나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윤4월 부처님오신날(5월 30일)에 맞춰 한달 연기됐었다. 하지만 최근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결국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연등회보존회는 심사숙고 끝에 ‘연등회 취소’라는 결정을 내렸다. 

연등회 행사가 취소된 것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계엄령으로 행렬이 진행이 진행되지 못한 이후 40년 만이다. 1961년 4.19 계엄령과 1970년 계엄 상황 등 외부적 상황으로 인해 연등회가 진행되지 않았던 적은 있지만, 자발적인 취소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올해에는 오는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앞둔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불교계가 갖는 아쉬움은 크다. 그럼에도 국가와 국민이 처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불교계가 대승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 같은 불교계의 결단에 대중들은 환영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와 SNS를 중심으로 “국민을 생각해 손해를 감수하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 자체가 참 불교답다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열렸던 행사를 취소하는 결단을 내리기에 고민도 컸을 것이다. 아쉽지만 대승적 차원의 결단에 경의를 드린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올해에는 흥겨운 연희단의 군무도, 서울 밤거리를 수놓는 화려한 장엄등의 행렬도, 회향한마당의 꽃비도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대승불교의 정신을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중생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생각하는 대승불교의 가치가 바로 불기2564년 연등회 취소에 담겨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내년에 찾아올 부처님오신날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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