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는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이미 변화는 시작됐고,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인류의 삶을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바꿔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 이후의 변화한 삶에서 과연 불교는 인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또 어떤 종교로 인식될 것인가. 

깊은 고민을 토대로 대대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포스트 코로나는 불교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불교는 시대적 변화를 따라가는 데 항상 뒤쳐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상 사람들이 필요로 할 가치와 진리를, 그 어떤 종교보다 많이 품고 있는 것이 불교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자비,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다독이는 마음방역 등은 그야말로 중생구제를 향한 불교계 원력과 맞닿아 있다. 

21세기 이후 증가하고 있는 감염병과 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환경오염, 이상 기후현상, 공장식 축산업과 범람하는 쓰레기에 망가져가는 지구를 위한 방안도 이미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 녹아있다. 세상의 모든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불교의 진수를, 시대적 변화에 맞게 재가공해 현대인에 맞는 대안으로 제시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교계 스스로 먼저 변화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미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고 불교는 그 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하는 종교로 거듭나는 불교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