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4년 전 4월 초파일, 궁전을 떠나 친정으로 가던 마야부인은 백화가 만발한 룸비니동산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태자를 낳았다. 태자는 일곱 걸음을 걷고 난 후 손을 들며 말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태자의 이름은 고타마 싯다르타. 제천은 기뻐하며 갖가지 보물을 공양했다. 싯다르타는 이 세상에 오기까지 여러 생을 거치며 부처가 되기 위한 수행과 공덕을 쌓았다. 그리고 마침내 정반왕과 마야부인을 부모로 하여 이 땅에 왔다. 인류의 삶에 커다란 일이었다. 태자는 이전에 없었던 많은 가르침을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29세에 출가하여 6년간의 고행을 겪고 태자는 마침내 부처가 되니 사바의 무명이 걷히고 중생은 눈을 떴다. 45년 동안 사바의 거친 길 위에 법을 놓고 마침내 80세에 쿠시나가라 숲에서 열반에 드니 역시 인류의 삶에 커다란 일이었다. 숱한 세월이 흐른 오늘에 다시 그날을 기린다. 밤하늘 연등으로 그 이름을 부른다.
〈서울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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