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發 집단간염 사태 심각
코로나19 확산 위험 또 다시 ‘증폭’

박노해 “‘나쁜’ 어원은 ‘나뿐’” 저술
‘나뿐’이란 이기심이 현 사태 초래해
청년기 나타나는 ‘반사회성’도 원인
일반인 ‘내로남불’ 같은 경향 설명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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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癡·我見·我慢·我愛’ 자아 이기심?
부처님 “오염된 마음, 괴로움 따른다”
‘연기적 공동체’를 지혜 등불로 삼길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 사태가 ‘n차 감염’을 일으키며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1세 영아에서 80대 노인까지 남녀와 세대를 가리지 않고 확진되는 등 코로나19 위험이 다시 증폭된 것이다. 

‘잠시 멈춤’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공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이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가 되었다 싶어, 생활방역 단계인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자마자 슈퍼급 전파자를 몰고 코로나19가 재등장했다. 

당혹스럽게도 확진자수 제로를 허문 이번 사태의 주역으로 젊은이들과 그들의 클럽 문화가 등장했다. 실내라는 막힌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결과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전염이라는 민폐로 나타났다. 더불어 확진자가 나온 회사는 폐쇄 및 분산 근무라는 유탄을 맞게 되었다. 

이번 확산 사태를 보면서 ‘나쁜’의 어원은 ‘나뿐’이라고 한 박노해 시인의 글과 나쁜 사람은 없는데 나뿐인 사람은 있다는 우스개가 떠올랐다. 나뿐인 이기심은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거나 남의 이해는 돌아보지 않는 마음’으로 사전에 정의되어 있는데 고장난 사고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이번 사태는 결국 사고가 고장난 사람들이 일으킨 ‘나뿐 신드롬’의 한 전형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 신드롬을 설명할 수 있는 용어로 ‘반사회성’이 있다. MMPI라는 다면적 성격검사의 4번 척도의 이름이다. 대부분 청(소)년기에 이 척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 시기에는 충동을 즉각적으로 만족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결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행동해 버리거나 섣부르고 잘못된 판단으로 위험을 무릅쓰는 경향이 높게 형성된다. 젊은이들이 사회적 약속을 가볍게 무시한 배경의 하나가 아닌가 싶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이런 경향성은 ‘내로남불’의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차에 타고 있을 때는 늦게 가는 행인을 욕하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경적을 울리는 운전사를 욕한다’든지 ‘남이 천천히 차를 몰면 소심운전이고, 내가 천천히 몰면 안전운전이다’라는 등의 왜곡된 인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들을 위해 부처님은 <법구경>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모든 행위는 마음(마노)이 앞서고 마음이 주인이며 마음이 만들어 낸다. 만일 어떤 사람이 오염된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르리. 수레가 황소를 뒤따르듯이“ 

유식에서는 앞에서 언급된 ‘마노’라는 마음을 제7식이라 부르고 이기심이 있는 자아의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나’라고 하는 강력한 아집이 본원인 이 의식에는 4가지 번뇌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아치(我癡)로 무아의 진리를 모르는 어리석은 마음이며, 두 번째는 아견(我見)으로 ‘고정된 나’가 있는 줄로 잘못 알고 일으킨 소견, 자기주장, 고집 등을 말한다. 세 번째인 아만(我慢)은 자기가 잘났다는 교만, 거만, 자기 우월감을 말하며 마지막으로 아애(我愛)는 자아에 대한 집착, 애착 그리고 자기만을 최고로 여겨 사랑하는 이기심을 의미한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삼계(욕계·색계·무색계)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모든 이들을 참자유로 회복시키기 위함이다. 코로나19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현란하듯 어두운 무명의 클럽에서 해소하려던 젊은이들의 몸부림은 대중의 고통이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아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이럴 때일수록 모든 존재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적 공동체 관점을 지혜의 등불로 삼아 사회적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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