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결사 계획 발표해
11월 17일~12월 31일 진행
인도·네팔 성지 도보로 순례
하루 30km… 1080km 걸어
사부대중 참가하는 ‘열린결사’
단원 25명 규모… 방부 접수
지난 겨울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진행된 상월선원 천막결사가 인도 만행으로 새롭게 이어진다.
상월선원 총도감 호산 스님(조계종 중앙종회 사무처장)과 지객 원명 스님(조계사 부주지)은 5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월선원Ⅱ 만행결사’ 계획을 밝혔다.
호산 스님과 원명 스님에 따르면 ‘상월선원Ⅱ 만행결사’는 오는 11월 17부터 12월 31일까지 45일 간 인도와 네팔의 부처님 성지인 녹야원·부다가야·룸비니 등을 도보로 순례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순례 입재는 초전법륜지인 바라나시 녹야원에서 진행되며, 입재식 이후 도보로 사르나트를 거쳐 8일 간 부처님 정각지 부다가야로 걸어가게 된다. 부다가야에서 2일 간 머물면서 마하보디 대탑과 한국에서 건립 예정인 분황사를 순례한다. 라자기르로 이동한 결사 대중은 <법화경>이 설해진 영축산을 3보 1배로 오를 예정이다.
이후 세계평화탑이 있는 바이샬리와 부처님 열반지 쿠시나가르, 탄생 성지 룸비니를 도보 순례하고, 쉬라바스티 기원정사에서 만행을 회향하게 된다. 도보로 도착하는 성지에서는 부처님 유적 등을 순례하며 정진하는 시간들도 가질 예정이다.
‘상월선원Ⅱ 만행결사’의 총 순례 거리는 1080km로, 하루 평균 30km를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대장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스님들이 공개한 ‘상월선원Ⅱ 만행결사’의 하루 일정은 빈틈없다. 결사 대중은 오전 3시 30분에 기상해 3시 40분 새벽 예불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예불 이후에는 오전 4~6시까지 휴식 없이 걸으며, 6~7시까지 아침공양과 휴식이 이뤄진다. 오전 7~11시까지 이뤄지는 걷기 정진은 50분 걷기 정진과 10분 휴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오전 걷기 정진을 마치면 오후 2시까지 점심공양과 휴식이 이뤄지며 휴식이 끝난 후 오후 5시까지는 걷기 수행이 이뤄진다. 오후 6시 30분 저녁 예불 후에는 9시까지 개인 정진의 시간을 갖고 9시 30분 취침에 들어간다. 하루 동안 10시간 가량을 오롯이 걸으며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체현하는 것이다.
이 같은 ‘만행결사’는 출가, 성도, 전법, 열반의 길을 따라 부처님의 발자취를 친견하고 가르침을 되새기자는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의 발원으로 시작됐다.
총도감 호산 스님은 “상월선원 천막결사 해제가 다가오면서 회주 자승 스님과 필담을 나눴는데 스님의 필담 요지는 ‘한국불교는 수행 정진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 수행가풍 진작·불교 중흥·대한민국 화합·세계평화 실현이라는 상월선원의 4대 결사 정신이 구현될 수 있음을 강조하셨다”면서 “이번 만행결사는 수행하는 불교,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열린 불교, 세상과 함께하는 불교라는 상월선원 결사 정신을 확산하고 한국불교 미래상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처님 7대 성지를 순례하는 ‘상월선원Ⅱ 만행결사’의 중요한 특징은 사부대중이 모두 참여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이 역시 “상월선원 결사의 실현은 사부대중이 함께 참여하는 정진으로서 이뤄질 수 있다”는 자승 스님의 평소 지론이 반영된 것이다.
현재 방부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결사 대중은 총 25명(비구 스님 15명, 비구니 스님 5명, 우바새·우바이 5명) 규모로 구성될 예정이다. 일정이 빡빡하고 강행군인 만큼 건강에 이상이 없어야 하며, 70세 이하로만 참여가 가능하다.
지객 원명 스님은 “방부 신청 대중이 많아질 경우 논의를 통해 결사 대중 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다”면서 “45일을 모두 참석하기가 어려운 사부대중을 위해 중간 합류 지점들을 정해서 1~7일을 함께 정진하는 방안도 열어놓고 있다. 추후 일정에 대한 세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이 현재와 같이 세계적으로 지속될 경우에는 만행결사를 내년으로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대중은 총도감과 지객 소임을 맡게된 호산 스님과 원명 스님을 비롯해 1차 천막결사에 참여한 도림 스님, 유승 스님(조계종 前 재무부장), 정충래 동국대 이사이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유승 스님은 “마음이 게을러지면 인도를 찾곤 했다. 부다가야에서는 10만배 절 수행을 한 적도 있다. ‘언젠가 부처님 성지를 도보 순례하며 부처님 발자취 위에 내 발자국을 포갰으면 좋겠다’는 발원을 세웠는데 이 발원이 이뤄졌다”면서 “이미 하루에 10km씩을 걸으며 결사 동참을 준비 중이다. 내 수행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기쁘게 참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충래 이사는 “1차 천막결사에는 외호대중으로 참석했다. 이전 같았으면 생업이 있어 45일간의 정진은 어려웠겠지만 이제는 은퇴를 한 상황이라서 여유가 있다”면서 “만행결사에는 단기출가를 한다는 심정으로 참여하려 한다.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뜻 있는 결사인만큼 재가자들도 원력을 갖고 참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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