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소외계층 돕는 사람들② 쪽방촌서 배식봉사 이어가는 김윤석 경감

영등포의 철길 옆에는 1평에 불과한 판잣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마을이 있다. 오갈 데 없는 노숙인들의 마지막 거주처로 불리는 쪽방촌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 더 힘든 노숙인들을 위해 한결같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김윤석 마포경찰서 경감(형사팀장)이 주인공이다.

김윤석 경감은 코로나가 한창인 때에도 매주 목요일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 감염을 우려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기피할 때 그는 어려운 이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코로나 대비 대체식 전달
노숙인 지원 감소 안타까움
“젊은 불자 관심 필요해”

영등포 쪽방촌은 서울에서 가장 많은 노숙인들이 밀집된 곳이다. 거주환경이 열악한 이곳에는 600여 명이 넘는 노숙인들이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일조차 하기 힘든 소외계층들이다. 기초생활수급에 의존하는 이들을 위해 김 경감은 2001년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김 경감의 봉사에는 수십 년간 함께해 온 불자들이 있다. 바로 쪽방도우미봉사회(조계사 붓다맘봉사단)다. 김 경감은 “이제는 서로 말을 안해도 이해하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봉사자들이 노숙인들을 더 걱정을 하시더라구요. 그나마 있던 이들에 대한 지원이 떨어지면 어떻하나 해서 말이죠. 일단은 접촉은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식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스크와 함께 소독제, 초코파이와 음료수 등도 같이 전달하고 있어요.”

본인의 감염위험도 높아지지만 김 경감은 “어려울수록 더 어려운 이들을 생각하는게 진짜 봉사”라고 강조했다.

김 경감과 쪽방촌도우미봉사회가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하는 국수공양에는 예전 같았으면 길게 줄을 서고 모여서 함께 식사를 했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배식소를 찾는 이들의 건강이 우려됐기에 김 경감은 시간대 별로 따로 포장된 음식을 전달하기로 했다. 거리를 두고 노숙인들이 음식을 받아가는 방식으로 코로나 기간 동안 봉사를 진행했다.

음식을 포장하는 등 다소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코로나가 심해져도 그만둘 수 없었던 것은 매주 그를 기다리는 이들 때문이었다. 봉사가 빠지는 날이면 연락이 올 정도로 그와 쪽방촌 노숙인들은 가족 같은 관계가 됐다.

김윤석 경감은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고 경계했다. 일회성에 끝날거란 시선도 있었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하다보니 마음을 여는게 보였다. 이젠 서로 안보이면 걱정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김윤석 경감은 코로나가 끝나면 젊은 불자들의 봉사 참여가 이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십수년간 봉사를 진행하며, 기존의 봉사회원들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젊은 봉사자들의 참여가 절실해서다.

“아무래도 음식을 만들다보면 봉사자분들이 더 계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우리도 나이가 드는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함께 계속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김 경감은 최근에는 봉사회원들과 함께 예전 근무처였던 강서구 지역의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영구임대 아파트가 많은 이 지역에는 독거어르신을 비롯해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김 경감은 “코로나가 어서 종식되고 우리사회에서 필요하는 곳에서 더 많은 봉사를 하는게 남은 꿈”이라며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고 실천하는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봉사하는 것이 바로 공부이자 실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원문의 (02)2043-3610

후원계좌 317-0009-1736-21 농협 (사단법인 쪽방도우미봉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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