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좋고 햇살 좋은 날, 북촌을 걷다가 어느 담벼락에서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남들보다 더 잘 하려고 고민하지 마라. 지금의 나보다 잘하려고 애쓰는 게 중요하다.”

무심하게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읽히기 위해서 누군가가 쓴 글입니다. 경쟁으로 내몰린 현대인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글입니다. 

내가 성공하기 위해선 다른 누군가가 실패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교육받아 왔고, 사회 전체가 경쟁 의식을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승리 아니면 패배, 승자 아니면 패자 이런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에 익숙해 있습니다. 하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끊임없이 경쟁서 이기고 싶어 하는 것일까요? 남을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정글의 법칙이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남들과 경쟁 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주로를 달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은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고, 자신의 승리를 위해 누군가 패배해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젠 무한경쟁이 아니라 무한 향상 혹은 무한 전진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무한 경쟁은 욕망에서 출발해 자기 이익과 돈을 위해서 경쟁토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무한 향상이 되면 자신의 일에 의미와 가치가 있음을 알기에 보람을 느끼고 열심히 일합니다. 

그러다보면 존경 받게 되죠. 일에 대한 올바른 가치와 의미를 알고 일한다면 돈과 명예는 저절로 따라 오는 것이며, 이것은 정당한 돈과 명예입니다. 이는 나와 남을 이롭게 합니다. 무한 경쟁은 돈과 명예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그것은 우리를 해치는 역기능이 더 많습니다.

우리는 서로 인드라망의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불가에서는 나도 이기고 상대도 이기는 상생(相生)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둘 다 살아남는 생존 방식이라고 합니다. 

남들보다 더 잘 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어제의 나보다 더 향상된 자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죠. 경쟁 않고 이기는 것은 자신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제껏 발휘한 자신의 최고 수준을 뛰어넘는 것, 과거의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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