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종교인들,
베삭데이 앞두고
불교 장애센터 방문
코로나19 피해 위로

불교계 장애아동시설에 방문한 카톨릭 종교인들. 사진출처=카톨릭아시안뉴스연합

“우리 센터에 신부님들이 방문해줘서 너무 기뻐요.”

베트남 종교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장애아동들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베삭데이를 앞둔 시기, 불교계가 운영하는 장애아동돌봄센터에 가톨릭 신부들이 방문, 아이들과 함께 뛰놀며 이웃 종교 간 화합의 장을 열었다. 

지난 5월 12일(현지시간) 베트남 중부 후(Hue) 도시에 위치한 불교계 장애아동 돌봄 센터 ‘롱소(Long Tho)’에 가톨릭 신부와 자원봉사자 등 10여 명이 방문해, 자폐증, 뇌성마비, 다운증후군, 청각장애 등을 앓고 있는 장애 아동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함께했다고 가톨릭 아시안 뉴스 연합(Union of Catholic Asian News)이 13일 보도했다. 종교인들은 이날 롱소에서 생활하는 장애 아동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전통 놀이 등을 함께 하며 행복한 시간을 선사했다.

두 종교 간 이번 만남은 남방불교의 최대 행사인 ‘베삭 데이’를 기념한 것이다. 베트남 불교계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오프라인 베삭 데이 행사를 대거 취소했다.

롱소의 틱 누 톼이 응힘(Thich Nu Thoai Nghiem) 비구니 스님은 “센터는 주로 지역 후원자들과 관광객들의 보시금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겨 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가운데 센터를 방문해 준 가톨릭 신자들에게 감사한다. 선물에 크게 감동했다”고 반가워했다. 

후 시내에 위치한 성심성결교회의 조셉 판 탄 호(Joseph Phan Tan Ho) 신부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사람들에게 성인(聖人)들의 사랑을 나눠주고, 아이들을 돌보는 비구니 스님들과 함께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우리는 여름 기간과 각 종교의 중요한 행사 때 서로를 방문하고 돕는 활동을 해왔다”고 했다.

이웃 종교인들의 방문에 장애 아동들도 즐거워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응옌 반 미(Nguyen Van My, 16) 아동은 “네 식구인 우리 가족은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아빠는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면서 매일 출근 전 나를 센터에 등원시킨다. 엄마는 왼쪽 다리가 마비된 장애인”이라면서 “신부님들이 센터에 오시니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기쁘다”라고 했다.

다낭으로부터 온 후원자 마타 트란 티 호아 톰(Martha Tran Thi Hoa Thom)은 “장애 아등돌을 위한 종교 간 화합은 공동 번영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도 좋은 교육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웃어보였다.

응힘 스님 등 5명의 비구니 스님들에 의해 2007년 설립된 롱소는 후 도시에서 유일한 불교계 장애 아동 돌봄 센터다. 현재 3명의 비구니 스님과 12명의 교사가 87명의 고아 및 장애 아동들을 보살피고 있다.

가톨릭 아시안 뉴스 연합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베트남 내 장애인들 중 82%가 건강에 대해, 96%가 재정 상태에 대해 걱정했다”며 “재정적 어려움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