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도와야 ‘眞종교’
뜻이 있으면 길 있기 마련”

코로나에도 노숙인 지원행
평소보다 30% 후원 줄기도
도반들 도움으로 밥차 마련
새로운 지원사업 추진 계획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것이 얼어붙었던 지난 2~3월. 역병은 가난한 자에게 더 잔인했다. 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거리의 노숙인들에게는 더한 고통이었다. 그런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거리로 나가 보살폈던 스님이 있다. 바로 (사)다나 대표 탄경 스님<사진>이다. 

5월 7일 다나 사무실에서 만난 탄경 스님은 “거리에서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을 그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도망칠 수 없었다”고 노숙인 지원을 이어갔던 이유를 밝혔다. 감염 예방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접촉을 피하고 노숙인들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한 끼 식사마저 해결할 수 없게 된다는 생각에 여느 때와 같이 지원을 지속했다. 

탄경 스님은 매주 토요일 새벽 3시30분 컵라면, 즉석식품, 초코파이 등을 수레에 실어 봉사자들과 함께 광화문, 을지로, 탑골공원 등지의 노숙인들을 지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아름다운동행에서 마스크 1440장을 지원받아 이를 5개들이 1개 세트로 개별포장해서 매주 노숙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스님은 “편안할 때 남에게 도움은 누구나 줄 수 있다. 어려울 때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종교”라며 “종교는 어려울수록 이웃을 더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평소 도반 스님들과 신도들에게서 정재를 후원받고 있다. 저에게는 노숙인과 쪽방촌 지원이 수행”이라며 “이를 생각하면 더 열심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나에 들어오던 후원은 30% 가량 줄었다. 하지만 스님의 말처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기 마련”이었다. 어려워질 때마다 신기하게도 말없이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특히 도반 스님들의 도움이 컸다. 한솔종합복지관장 가섭 스님은 통조림 등 노숙인 지원 물품을 후원해줬으며, 다나의 해외지원 사업에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이 많은 도움을 줬다. 

지난 1월 한파에 노숙자 지원을 위해 이동하는 탄경 스님과 봉사자들. 스님의 노숙인 지원은 코로나19 확산에도 지속됐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밥차를 마련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대접할 수 있게 된 것도 수계 도반 정인 스님(조계종 포교부장)과 진광 스님(조계종 교육부장)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 

탄경 스님은 “학생 시절 남산서 노숙을 한 적이 있었는데 여름이었는데도 한기가 들었다. 노숙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항상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대접하고 싶었다”면서 “5월 20일에 차량을 인수한다. 첫 지원은 연기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전에 종로 익선동 쪽방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법회를 중단하고 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불교계의 모습이 진정한 ‘호국불교’의 모습이라고 했다. 엄혹했던 군사독재 시절 산 속으로 숨고 관제화됐던 불교가 아니라 어려움에도 남을 돕는 모습이 올바른 ‘호국’이라는 것이다. 

탄경 스님의 최종 목표는 어려운 사람들이 어느 때나 찾아와서 식사를 할 수 있는 ‘24시간 지원급식소’를 세우는 것이다.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가능하도록 해야죠. 좀 더 제가 동냥하고 다니면 됩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랬다. 본디 비구의 의미는 ‘걸사(乞士, 걸식하는 사람)’였다. 

후원문의 (02)73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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