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행동 조화 붕괴 시 불안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 이론’
현대 사회 뉴스 소비도 적용

알고리즘 기반 인공지능 도입
독자 기호 맞는 기사들 추천
언론사 프레임을 독자가 소비
균형 잡힌 뉴스 이용 의문점

진실·거짓 구별 어려운 시대
인지부조화 인한 비합리 우려 ?
편향 않은 바른 뉴스 소비를

인간은 자신의 신념과 행동 사이에서 조화로운 지점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으며, 조화가 무너질 때 심리적 불안감을 겪는다. 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인간은 자신의 자존감을 지켜내는 일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1957년 사회심리학자 페스팅거(Festinger)가 발표한 ‘인지부조화 이론’이다. 

‘인지부조화’로 인한 인간의 심리적 불안감은 뉴스 소비에 있어서도 나타난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뉴스를 만날 때 인간은 심리적 불안감을 겪게 되고, 자칫 무너질지도 모를 자존감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성향과 일치하는 뉴스만을 소비하려는 행태를 보일 수 있다. 이는 ‘인지부조화’라는 불안 심리에 기인한 잘못된 뉴스 소비일 뿐만 아니라 우리를 비합리적 정보 편향의 늪에 빠뜨릴 수 있다.

실로 이런 우려는 21세기에 들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디지털 혁명에 힘입은 초연결 스마트 미디어 시대는 뉴스와 정보 이용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왔다. 뉴스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으며, 우리는 언제 어디서고 최신 정보를 거의 무제한적으로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입맛에 맞는 읽을거리를 얼마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알고리즘 기반의 인공지능은 나의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기사를 추천해준다. 하지만 과연 이 변화된 환경이 균형 잡힌 뉴스 이용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의문이다. 뉴스는 속성상 뉴스 생산자의 의도, 즉 특정 프레임이 반영되는 정보제품이기 때문이다.

우리말로 ‘틀’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인 ‘프레임(frame)’은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사회현상이나 인간의 심리 등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학술적 용어이기도 하다. 그 중 미디어학에서 사용되는 ‘뉴스 프레임(news frame)’은 뉴스가 사건을 구성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뉴스 프레임’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일한 사안이나 사건이라도 언론사의 이념적 경향성이나 편집 방침 등에 따라서 뉴스 프레임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뉴스 프레임은 단순히 언론의 보도 경향성 차이를 넘어서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사안에 대한 신념을 형성하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된다. 

결과적으로 언론은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그들이 설정하는 프레임을 통해 뉴스 이용자의 인식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컨대 정치인의 비리 문제를 전체적인 사회적 맥락에서 접근한 뉴스를 이용한 뉴스 이용자는 그 문제의 원인이 정치집단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게 되지만, 개인의 일화에 초점을 맞춘 뉴스를 접한 이용자는 원인을 정치인 개인 책임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프레임에 따라 상황의 원인에 대한 뉴스 이용자의 인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다양한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에 개인과 사회가 진실과 거짓을 구별해내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이 되었다. 인간은 사실과 진실이 위기에 처했다는 ‘탈진실(post truth)의 시대’에 예전보다 더 강한 인지부조화를 겪게 될 것이다.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인지부조화의 특성 가운데 하나가 주위에 동일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을수록 인간의 비합리적인 경향이 더욱 강화된다는 연구결과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뉴스 이용 패턴이 편향되지 않은 스마트한 뉴스 이용자들이 많아지는 성숙한 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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