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저소득층에게는 지원금을 우선 지급했다. 

조계종 종무행정직 소임자 스님들은 이 재난지원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기부하기로 결정한 대상은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소임자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원, 전국 본말사에서 소임(주지, 국장 등)을 맡고 있는 스님들로 대략 5000명에 달한다.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힌 것은 종교계 단체 중 조계종이 최초다.

이 같은 결정에 정부와 사회는 반기는 입장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5월 4일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종교인들 포함해 사회 곳곳에서 기부의 뜻을 모아가고 있다. 국난 극복에 힘을 모으려는 국민들의 연대와 협력의 정신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조계종 재난지원금 기부와 관련 기사들을 올렸다. 댓글들도 “무교지만 종교를 가진다면 불교”, “불교신자 한번 되어볼까” 등 긍정적이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불교계는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호감을 얻었고 빅데이터 조사에서도 ‘긍정’ 이미지가 확대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번 기부 결정도 불교가 ‘국민 종교’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상황을 짚어보면 불교가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때 ‘국민 종교’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가 분명하다. 이제 불교는 코로나19로 희생되고 고통받았던 국민들을 치유하고 위로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종교로서의 기본을 지키는 일, 그것이 ‘국민 종교’로 나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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