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5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 봉축탑 앞에서 코로나19로 희생된 이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기도회를 봉행했다. 스님들은 5월 21일까지 매일 릴레이 기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사노위의 이번 행보는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보듬는 동시에, 우리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무엇보다 종교계가 앞장서서 코로나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위로하는 치유의 법석으로는 첫 사례다.

한편으로는 전 국민이 코로나 팬데믹의 공포에 사로잡혔던 지난 3개월, 잇따라 보도되는 확진자의 사망소식에도 정작 사회적으로 이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코로나19가 확진자 225명의 목숨을 갑작스레 앗아가는 동안, 우리는 그들의 죽음을 단지 숫자로만 인식했던 것은 아닐까. ‘코로나19 희생자를 위한 극락왕생 발원 기도회’는 코로나 확진자와 희생자를 한 사람의 인간이 아닌 단순 수치로 환산해 온 우리사회에 ‘생명의 존엄’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새삼스레 일깨운 일갈인 셈이다. 

사회노동위는 한발 더 나아가 코로나19 종식 이후 조계종 차원에서 ‘희생자 영가 천도재’를 봉행토록 제안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천도재는 산 자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법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한 일로 고독한 죽음을 맞은 희생자와 미처 이별을 준비하지 못해 더 슬플 유가족, 코로나 여파로 더 소외된 이웃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 사노위 기도회를 계기로 진심어린 추모 분위기가 우리사회 전체에 퍼져나가길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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