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코로나19 모금 결과 살펴보니]
79일 만에 8억 9240만원
국내 긴급모금 중 ‘최고액’
개인 동참율 91%에 달해
“어려움 극복 후원 집중”
대구·병원에 기금 사용돼
향후 소외계층 지원 계획

코로나19 팬데믹의 공포가 전국을 뒤덮었던 시기, 가장 소외되고 힘든 이웃의 고통을 분담하려는 불자들의 정성이 빛을 발했다.

조계종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이사장 원행)이 2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한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긴급모금’ 결과 단 79일만에 8억 9240만원이 모연됐다. 이는 고성산불 피해복구, 세월호 희생자 지원 등 그간 아름다운동행이 진행한 국내 긴급모금 중 최고액수다.

특히 이번 모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개인동참 비율이 전체의 91%에 달하는 등 압도적인 수치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전체 동참수 1612건 중 개인동참자 수는 1467명으로 집계됐으며, 법명으로 동참한 스님 동참자 20명을 포함하면 1489명으로 전체의 92.2% 수준이다.

이어 사찰 동참이 88곳(5.5%)으로 확인됐으며, 기업이 22곳(1.4%), 단체 16곳(1%) 순으로 집계됐다. 사찰과 단체 후원 역시 신도나 구성원들이 자체적으로 모금한 후 총액을 전달한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이번 긴급모금은 그야말로 전국 불자들의 마음을 십시일반 하나로 모아내는 과정이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행된 만큼, 모금방식 또한 기존 CMS, 자동이체 등이 아닌 계좌로 직접 입금하거나 현금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아름다운동행 관계자는 “그간의 긴급모금은 사찰 차원의 동참비율이 가장 높았던 반면, 이번 코로나 모금은 사찰이 산문을 폐쇄하고 법회를 봉행하지 않은 시기에 진행돼 개인모금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가운데 더 힘든 이들을 돕기 위해 기꺼이 마음을 내 적극적으로 후원했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산하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 임원진도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코로나19 긴급모듬에 동참했다.

모금액은 사찰 후원이 약 3억 2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조계종 교구본사부터 타종단 사찰까지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하고 있었으며, 상당수가 신도들의 자발적 모연으로 마련된 성금에 사찰 재정을 일부 보태 전달하는 방식으로 동참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산문폐쇄를 단행하는 등 선제적 대응의 여파로 재정 타격이 컸음에도, 소외이웃들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로 감동을 전했다. 

대표적으로 조계종 11교구본사 불국사(주지 종우)는 본사와 말사, 자원봉사단과 신도회 등 교구 사부대중 차원에서 모연활동을 전개한 결과 8750만원을 전달했으며, 14교구본사 범어사와 한마음선원도 내부 모연을 통해 각각 3000만원, 4200만원을 기탁했다.

단체 후원 역시 국회 정각회, 조계종 종무원조합,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산하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 등이 사전 모금을 통해 정성을 모았다. 해피베이비어린이집 등 아이들도 고사리 손으로 마음을 더해 눈길을 끌었다. 조계종 종무원조합 신학녀 위원장은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는 취지인만큼 종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선한 영향력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 후원은 약 2억 600만원, 스님 후원이 약 1억 6700만원, 단체 후원이 약 52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개인 후원은 약 1억 4400만원으로, 동참자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액수로 확인됐다.

한편 긴급모금을 통해 모연된 기금 중 일부는 3월초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했던 대구지역과 경북지역, 코로나 치료를 위한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동국대 의료원, 중국 내 감염 예방물품 지원에 각 1억원, 경주지역에 3000만원이 긴급지원금으로 전달됐다. 남은 기금은 코로나 사태에 피해를 입은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된다.

상임이사 일화 스님은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에 더 소외된 분들을 위해 성금을 기탁한 후원자분들의 정성을 깊이 헤아려 가장 어둡고 그늘진 곳에 희망으로 전달하겠다”며 “긴급모금은 종료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기에,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후 가장 도움이 절실한 분들을 선정해 지원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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