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맞이 대형 전시회 ‘봇물’
보물 ‘은해사 괘불’ 전시부터
강원지역 발굴 문화재 전시도
영월 흥녕사지 불상 첫 공개
불교중앙博 서산대사展 예정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연기됐던 전시회가 속속 열리기 시작했다. 특히 한달 뒤로 연기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리는 전시회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2020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여 5월 6일부터 10월 11일까지 2020 국립중앙박물관 괘불전 ‘꽃비 내리다-영천 은해사 괘불’을 개최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25일 임시 휴관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영천 은해사 괘불(보물 제1270호)과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보물 제1857호)가 전시된다.

영천 은해사 괘불은 1750년 화승 보총(普摠)과 처일(處一)이 그린 것으로, 높이 11m, 폭 5m가 넘는다.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거대한 화면 중심에는 만개한 연꽃 위에 부처가 서있다. 부처 주변에는 부처를 공양하듯 흐드러지게 핀 모란꽃과 연꽃이 꽃비처럼 흩날린다. 주인공은 석가모니불로 보이지만 화면 주변의 화려한 꽃과 화면 윗부분의 새들의 모습은 아미타불의 극락정토를 연상시킨다. 이에 따라 괘불 주변의 꽃은 석가모니불의 가르침을 찬탄하며 뿌려진 청정한 공양으로 볼 수도 있고, 아미타불의 극락에서 내리는 꽃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부처의 존명을 단정할 수 없지만 괘불 주변에 흩날리는 꽃비는 홀로 서있는 여래를 더욱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이번 괘불전에는 은해사 괘불과 같은 해인 1750년에 조성된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를 8월 23일까지 함께 전시한다. 아미타불을 생각하며 그 이름을 부르는 것이 극락에 태어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불화다.

영천 은해사는 아미타불을 모신 미타도량으로 아미타불의 극락정토는 사람들이 다시 태어나길 바랐던 이상향이다. 극락에 태어나 깨달음의 기쁨을 누리게 될 염불수행자들을 인도하고 만나는 아미타불과 보살, 극락의 정원까지 그려진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를 통해 아미타불의 세계인 극락의 찬란한 광채를 느낄 수 있다. 이번 괘불전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http://www.museum.go.kr)에서 온라인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상태)은 5월 6일부터 6월 21일까지 2020년 첫 기획특별전으로 ‘새로 발굴된 강원의 보물’을 개최한다. 지난 10년 동안 강원지역의 주요 발굴 성과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국보급으로 평가되는 영월 흥녕선원 터에서 출토된 반가사유상과 삼척 흥전리 비석 조각을 비롯한 주요 출토품 약 3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삼척 흥전리 절터 비석 조각에 대한 최근 연구 성과를 전시에 상세하게 공개한다.

아울러 이번 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 ‘그 문화재가 알고 싶다’를 운영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전시 내용 중 궁금한 점을 종이에 적어 정해진 장소에 남기면 큐레이터가 답을 하는 방식이다.

월정사성보박물관(관장 해운)은 7월 1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삼척 신흥사 성보문화재 특별전’을 개최한다.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신흥사 관련 기록물과 불상, 불화 등이 전시된다.

기록물은 운흥사사적(1870), 태백산 운흥사 불량문(1824), 삼척군지(1916), 강원도지(1941), 진주지(1963) 등 조선후기에서 근현대에 이르는 기록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주목되는 작품은 1711년 조각승 숭식(崇式)과 여철(呂哲)이 조성한 신흥사 석조관음보살좌상(1711)으로, 불상은 경주 불석으로 조성되었으며 조선후기 불상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조성 시기와 장인의 이름을 명확히 알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조선 후기 화승 신겸(信謙)이 조성에 참여한 운흥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1700년 경)도 선보인다.

불상과 함께 신흥사 아미타후불도(1875)를 비롯하여 운흥사 천룡탱화(1755), 신흥사 신중탱화(1875) 등 다양한 불화도 전시된다. 당시 유명했던 화승들이 참여한 것으로 뛰어난 기법을 엿볼 수는 작품들이다. 특히 19세기 중엽부터 강원도 지역 불화를 주도했던 금강산화파 축연의 초기 작품을 볼 수 있으며, 1875년 그린 신흥사 아미타회상도는 초본이 함께 전해지고 있어 불화제작의 과정을 알 수 있으며 불화승의 섬세한 필선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불교중앙박물관이 ‘전통사경의 본지풍광전(5월 14일~7월 30일)’과 서산대사 탄신 500주년 기념 ‘위대한 호국 호법의 자취전(5월 14일~6월 3일)’을 준비하는 등 부처님오신날 기념 전시회가 속속 열릴 전망이다.

보물 제127호 영천 은해사 괘불. 1750년 화승 보총과 처일이 그린 것으로, 높이 11m, 폭 5m에 달한다. 10월 1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에 전시된다.
영월 흥녕선원 터서 출토된 국보급 반가사유상. 춘천국립박물관 특별전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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