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장 인경 스님
〈염처경〉 속 ‘동작 알아차림 명상’

〈절 기차게 잘하는 법〉 저자 청견 스님
깨달은 절수행 '무드라 수행법'

 

나를 바꾸는 ‘수행’
코로나블루 특효약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부작용이 크다. 위축된 사회분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경기침체, 가정경제 파탄으로 인한 사회적 고통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이후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불안감까지 더해졌다. 내 마음을 변화시키는 처방전이 필요한 순간이다.

명상과 절, 주력과 사경. 각 수행을 이끄는 전문가의 조언으로 ‘초심자도 혼자 할 수 있는 수행 길라잡이’를 마련했다. 그간 수행에 관심이 있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거나,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기 어렵다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4가지 ‘수행’으로 내 마음에 활기를 선사해 보는 것이 어떨까. 편집자주

불안 떨치고 행복해지는 명상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장 인경 스님

‘코로나 블루’로 지치고 불안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는 특효약이 있다. 바로 명상이다.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장 인경 스님(동방문화대학원 자연치유학과 교수)은 여러 명상 중에서도 지금 사람들에게 특히 필요한 명상으로 ‘동작 알아차림 명상’을 추천했다. 일상에서 하는 모든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설한 수행법이기도 하다. 위빠사나 교재이자 초기불교 수행 3대 경전의 하나로 꼽히는 〈대념처경〉에도 기록돼 있다. 인경 스님은 〈대념처경〉 구절을 토대로 ‘동작 알아차림 명상’의 방법과 의미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염처경〉 속 ‘동작 알아차림 명상’

‘그리하여 비구들이여. 비구는 가까이 갈 때나 멀어질 때, 앞을 볼 때나 뒤를 돌아볼 때, 그는 분명하게 알아 행동하면서 존재한다. 굽힐 때나 펼 때, 장삼이나 가사를 수할 때, 그는 분명하게 알아 행동하면서 존재한다.’

‘먹을 때나 마실 때, 씹을 때나 맛을 볼 때, 대변을 보거나 소변을 볼 때도 그는 분명하게 알아 행동하면서 존재한다. 가거나 서거나 앉거나 잠이 들었을 때, 깨어있을 때나 말할 때, 조용히 침묵할 때나 그는 분명하게 알아 행동하면서 존재한다.’〈대념처경〉

모든 행위와 동작 하나하나를 분명하게 알아차리면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동작 알아차림이 왜 필요할까. 그리고 이 명상을 통해 우리는 어떤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까.

스님은 “‘동작 알아차림 명상’은 우리는 현재, 지금 여기에 머물 수 있도록 이끈다”고 설명했다.

“우리 인간들은 늘 딴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보통 눈이나 귀나 코, 혀 등 감각기관을 통해 정보가 들어오면 이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의식의 구조에 따라 편집해 인식하지요. 우리 일상의 삶도 끊임없이 편집을 해서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자기 식으로 해석하곤 합니다. 이런 습관은 우리를 현재에 살지 못하게 합니다.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를 잃어버리죠. 반면 ‘동작 알아차림’은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입니다. 현재에 있는 내 몸을 알아차리는 과정을 통해 현재를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인경 스님은 “인생은 항상 지금 여기에 있다”며 “지금 이곳에서 충분하게 행복하고 충분하게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과거에 끌려 다니고 미래에 마음이 가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후회로 고통스러워하고, 닥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느라 불안해하고 잠을 설쳐요. 내 몸의 행위를 알아차리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만으로 상당히 많은 근심과 걱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스님은 ‘일행삼매(一行三昧)’를 언급했다. 일상의 삶이 모두 명상이라는 것. 일상의 모든 것이 하나의 행으로 묶어지는 깊은 삼매라는 것이다. 스님은 “밥먹을 때의 마음, 오고 갈 때의 마음, 말을 할 때의 마음이 다르지 않다”며 “걷고 소리 지르고 웃고 말하고 자고 음식을 먹는 마음이 제각각 다양해 보이지만, 결국엔 깨어있고 집중된 하나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일상의 하나 하나가 지금 여기 현재에 있음을 알기 위해 몸의 동작에 집중하세요. ‘동작 알아차림 명상’을 계속, 반복적으로 이어가면서 수행의 힘을 얻어야 합니다. 동정일여 몽중일여 오매일여로 온전하게 한 마음으로 집중해 보세요. 모기가 쇳가죽을 뚫 듯, 온전히 들어가는 순간 번뇌가 부서지는 견성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촛불 활용한 Tip 소개도

인경 스님은 동작 알아차림 명상이 좀처럼 잘 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보다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작은 팁(tip)도 소개했다. 방 한가운데 촛불을 두는 것이다. 그리고 촛불을 향해 걸어가며 행위 하나를 알아차리고, 촛불에서 몸을 돌려 다시 멀어질 때 그 행위에 집중한다.

인경 스님은 “시작부터 모든 행위를 알아차리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하루 한번씩 잠시라도 시간을 내 꾸준히 명상하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우리의 인생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의 무엇인가를 소유하려고 하는 이유는 공허하기 때문이예요.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게 되면, 이금 이 순간 이 곳에서 행복할 수 있습니다. 잠시라도 이를 체험하고 꾸준히 지속한다면 깊은 진리의 기쁨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인경 스님은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장이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명상심리학과 교수다. 위빠사나와 간화선 수행법의 핵심을 토대로 명상 대중화를 이끌고 있으며, 도심 속 위치한 목우선원에서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명상으로 어루만진다.

 

 

‘절+무드라’ 止觀수행 완성

〈절 기차게 잘하는 법〉 저자 청견 스님

불교의 대표 수행법 중 하나가 ‘절 수행’이다. 손을 모아 합장 후 스스로를 낮추는 절은 ‘불’ ‘법’ ‘승’ 삼보에 대한 예를 올리는 경건한 자세임과 동시에 상대에게 자신을 낮추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하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코로나 확산으로 직장이나 가정에서도 절을 통해 마음공부와 함께 건강까지도 함께 챙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절 수행 마스터’ 청견 스님으로 부터 코로나 치유의 절 수행 방법과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다.

깨달은 절수행이란?

청견 스님은 코로나 시기 마음의 평화에는 ‘깨달은 절수행’이 좋다고 강조했다. ‘깨달은 절수행’은 절 하는 행위 자체보다 몸과 마음의 변화를 지켜보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으로 지관수행법의 또 다른 변형이다. 스님은 “깨달은 절수행은 마음이 찰나에 밝아짐을 즉석체험하는 기본 수행”이라며 “이를 생활화하면 참선, 명상, 염불의 효과도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깨달은 절수행’을 하는 방법은 이렇다.

바른 자세로 서서 절하며

1단계 : 무릎 꿇고 + 부처님
2단계 : 앞으로 나가며 발포개고 + 크신은혜
3단계 : 들어가며 몸 접고 + 고맙
4단계 : 접족례 무드라 + 습니다

접족례에서 일어서며
1단계 : 앞으로 나가며 발가락 꺽고 + 부처님
2단계 : 들어가며 합장 무드라 + 크신은혜
3단계 : 일어서며 + 고맙
4단계 : 발 무드라, 합장 무드라로 서며 + 습니다

※각 단계마다 몸과 마음을 지켜봄

스님이 강조하는 ‘깨달은 절수행’은 단전호흡 등을 함께하며 마음이 찰나에 집중한다. 합장한 손의 양 엄지손가락 끝부분을 서로 누르며 손끝과 지문, 손바닥법륜, 손목과 엄지 부위를 단전에 대고 손끝에 마음을 가져간다. 이 순간 ‘부처님 고맙습니다’를 3회 되새기며 마음에서 일어나는 긍정의 기운을 함께 느낀다.

여기서 무드라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도 요가에서 온 동작이다. 스님은 절 동작에서 손과 발의 무드라를 형성하면 보통의 절보다 그 효과가 배가됨을 강조한다.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합장 무드라는 몸의 전후, 좌우, 상하의 생체전기 에너지를 가슴 중심에 모으고 우주의 기를 모아 전신으로 순환케 하는 효과를 더한다. 합장무드라를 위해서는 양손가락을 쭉 펴고 손가락 사이를 붙이고 손바닥과 손가락 지문을 서로 밀착시킨다. 양엄지 손가락을 쭉 펴고 양손톱이 수평을 이루게 붙여보면 손바닥이 오목해지며 심장 모양의 연꽃 봉우리 같은 무드라가 완성되면 가슴 중심에 합장한 손을 밀착시킨다.

발 무드라로 무릎 꿇으며 절할 때 엄지발가락을 비롯한 모든 발가락을 강하게 꺽는다. 이는 이와 연결된 전두엽, 전전두엽을 자극해 몰입을 강하게 하기 위함이다.

스님은 “절 수행을 위해서는 완벽한 발 무드라와 합장 무드라를 하고 바르게 서서 오금, 허리, 어깨, 가슴을 당당하게 펴야 한다”며 “입꼬리 올리고, 미간 펴고 시선 180도, 부처님처럼 아름답게 미소를 지으며 명치를 살짝 들어주면서 우주의 중심 몸맘의 중심에서 우주 기운을 모으고 온몸으로 순환 시키며 자신의 몸과 맘을 온전히 깨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수행 시기와 주의점은?

스님은 절하기 좋은 시간은 저녁 9시부터 10시 30분까지라고 말한다.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고 온전한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온전한 정신으로 하루 일과를 맞기 위해 아침 5시부터 7시 30분까지의 절수행도 좋다고 조언했다.

스님은 “절수행을 위해서는 특별한 도구가 없어도 된다. 자신의 방에서 요를 반으로 접어 방석을 만들어 절을 하고, 절수행 후 와선하며 수면에 들면 최상의 수행이 된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 시기 관심이 높은 면역 증진을 위해 아침에 절을 하기 전 녹차를 조금 마시면 좋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삼천배, 등산 등 심한 운동 후에는 찬물로 발과 무릎, 허리 등을 적시고 피로감을 없앤 후 따뜻한 물로 이완하는 것을 추천했다.

끝으로 스님은 최근 코로나로 인한 다양한 스트레스와 번뇌 망상에 매몰되며 생긴 탁기를 빼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님은 “깨달은 절 수행은 인류가 해야할 가장 거룩한 불교 수념 수행이지만, 불교를 넘어 마음의 번뇌를 없애는 데 탁월한 생활운동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청견 스님은

<절 기차게 잘하는 법>의 저자로 20년 동안 10만명 넘게 절수행을 가르쳤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마다 스님이 주지로 있는 법왕정사서 3000배 철야정진을 한다. 수행으로 스님은 그동안 1000만배를 해왔으며, 서울과 부산, 대구 등지에서 절수행 지도를 해오고 있다.

노덕현 기자 noduc@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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