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땅에 내렸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 불쌍히 여겨
성품 순한 사슴으로 땅에 내렸다

눈에 잘 띄라고 화려한 뿔을 달았고
줄만 던지면 쉽게 잡혀 주었다

피와 살은 배고픔을 채워주었고
부드러운 가죽은 추위를 막아 주었다

구멍뼈는 악기가 되어 삶을 위로하였고
정강이뼈는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었다

종래에는 큰 뿔을 날개 삼아
넓적부리 새가되어 하늘에 올랐다

뭇 생명들의 애달픈 염원을 안고
다시 또 내려올 하늘이 되었다

아… 하늘 사슴이여

 

바양울기, 슈베트하이르항
타왕복드 성산(聖山)이 멀리 보이는 신비로운 곳에 ‘하늘사슴’ 암각화가 있다. ‘하늘사슴’이라는 이름은 내가 붙인 이름이고, 보통은 ‘스키타이’ 사슴이라고 부른다. 스키타이 사슴 암각화는 여러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숫자도 적지 않다. 그 중 이 암각화가 단연 눈에 띈다. 이 암각화는 뾰족하게 솟은 삼각형의 등, 새 주둥이, 그리고 화려한 뿔 등 스키타이 사슴의 특징을 잘 갖추고 있으며, 크기도 크고, 주변의 이야기들도 잘 꾸며진 암각화다. 이 사슴의 가장 큰 특징은 사슴의 주둥이가 새의 부리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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