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경영, 여법성 초점·방안
정재에 합당한 모금방식 강구
경영 위한 전문인력 양성해야
사찰 성장위한 여러 방법 제시

 

사찰경영-부처님 법대로 하면 잘된다 조기룡 지음/ 올리브그린 펴냄/ 2만원

 

한국불교는 사찰경영에 대한 고민이 깊다. ‘사찰경영’은 무소유의 수행처인 ‘사찰’과 이윤을 추구하는 ‘경영’의 합성어로 그 의미상 조화를 이루기 힘든 측면이 있다.

〈사찰경영-부처님 법대로 하면 잘된다〉는 지계와 생존의 기로에 선 한국불교의 담론을 담고 있다. 담론이란 한국불교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인 정향에 대한 것으로, ‘지금 한국불교가 깨쳐야 할 화두’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는 한국 사찰들이 경영에 대해 고민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한국 불자들이 남방불교의 불자들에 비해 사찰일에 피동적이고, 승가에 대한 보시도 소극적이기 때문으로 보았다. 한국사찰의 살림살이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찰경영의 초점이 이윤 창출에 맞추어져 있고, 그 주체는 스님들이 되어있다. 달리 표현하면 스님들이 직접 이윤 창출을 위한 수익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 한국불교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국불교의 생존을 위한 승가의 몸부림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어떤 단체를 막론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존재해야 하는 한, 현실에서의 생존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욕망을 여의여야 하는 승가마저도 이윤 창출에 몰두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실천이 여법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숙제다.

책은 이와 같은 생존과 지계 사이에서 우리 불교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인 정향을 탐구한다.

사찰경영의 분야를 재화, 인사, 포교, 스님, 사찰, 종단 등의 여섯 가지로 구성하고, 그 경영 방법을 불법(佛法)에서 찾고 있다.

제1장 ‘재화의 법, 정재’에서는 사찰의 재화를 정재로 인식하고 삼보를 위해 사용해야함을 논한다. 아울러 정재에 합당하는 모금방식을 강구한다.

제2장 ‘인사의 법, 인재양성’에서는 사찰경영을 위한 전문인력이 양성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구체적으로는 스님과 재가종무원 그리고 신도 관점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제3장 ‘포교의 법, 중생교화’에서는 포교는 부처님의 전도부촉을 실천하는 행위이기에 교세확장이 아닌 중생고의 해소가 그 목적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지역포교, 어린이 포교, 신도시 포교에 대한 방안도 도출했다.

제4장 ‘스님의 법, 수행’에서는 스님의 본분은 수익창출이 아닌 수행정진임을 내세웠다. 또한 장로 비구의 덕목과 스님의 하심을 살펴본다.

제5장 ‘사찰의 법, 여법’에서는 사찰의 성장은 양적 성장과 질적 성숙이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사찰이 여법하게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제6장 ‘종단의 법, 공동체’에서는 불교종단 내부적으로 승가가 화합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들을 탐구한다. 나아가 불교종단 외부적으로 사회와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방안도 사회복지의 실천 측면에서 모색한다.

책은 이윤 창출에만 몰두하지 않고 불법(佛法) 실현의 관점에서 사찰경영을 고심하고 있다. 기존의 사찰경영서적들은 이윤 창출 방안에 방점을 두고 있음에 비하여 책은 사찰경영의 여법성에 초점을 두고 방안을 제시한다. 즉 불법에 어긋남이 없으면서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사찰경영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불교와 사찰의 지계와 생존을 아우르고자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사찰의 존속마저 위급한 실정을 우선 걱정하고 있는 스님이나 불자 중에는 이 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필자는 “사찰경영을 전공으로 선택한 초기에는 사찰의 이윤 창출 방안을 도출하는 연구들을 진행했었다. 그러나 사찰의 수익창출이 한결같이 수익사업으로 귀결되는 현실 속에서 사찰경영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종교조직인 사찰이 영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수익 사업에 몰두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의문이 뒤늦게 들었다. 이후부터 사찰경영의 법을 사회의 경영기법이 아닌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찾고 있다.”고 했다.

저자 조기룡은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와 동(同)대학원 행정학과 석사와 박사를 졸업했다. 현재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찰경영과 종무행정’을 전공하고 있다. 근래에는 이를 심화하여 ‘불교리더십’과 ‘전법교화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관련하여 〈불교리더십과 사찰운영〉, 〈종무행정론〉 등 여러 저서와 〈사찰경영의 성공적 사례와 불교교단적 함의〉 등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다.

  ‘사찰경영’은 한국불교의 화두라고도 할 수 있다. 사진은 모 사찰의 불전함. 현대불교자료사진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