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도신(道信) 대사의 일행삼매

중국 선종에서 보리달마를 초조(初祖)로 하는 것이 통례이나, 돈황 발굴문서인, 정각(淨覺)이 지은 <능가사자기(楞伽師資記)>에는, 구나발다라(求那跋陀羅)를 초조로 보리달마를 2조로 묘사하고 있다. 구나발다라가 번역한 4권 <능가경(楞伽阿跋多羅寶經 (T0670)>을 소의경전으로 하는 능가종(楞伽宗)의 능가사(楞伽師) 2조가 보리달마인 셈이다. 따라서 <능가사자기>에 의하면, 선종 3조 승찬은 능가종 4조, 4조 도신은 능가종 5조, 5조 홍인은 능가종 6조, 6조 신수(神秀)는 능가종 7조가 되고, 능가종 8조는 보적(普寂)ㆍ경현(敬賢)ㆍ의복(義福)ㆍ혜복(惠福) 등을 들고 있다. 6조 혜능은 능가종 6조 홍인의 제자로 신수와 사형제이니 능가종 7조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6조 혜능 대사의 일행삼매(一行三昧)는 4조 도신(道信) 대사의 일행삼매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능가사자기>의 제5 도신장(章)에는 기주(?州) 쌍봉산의 도신선사가 승찬의 뒤를 이어 선문(禪門)을 다시 크게 열어 천하에 유포했다고 한다, 저서로 <보살계법(菩薩戒法)> 1본(一本)이 있고, <입도안심요방편법문(入道安心要方便法門)>을 지어 인연 있고 근기가 익은 이에게 설하였다.

“나의 이 법요(法要)는 <능가경(楞伽經)>에서 말한 ‘제불(諸佛)의 심(心)이 제일이다.’고 한 법문에 의거하며, 또한 <문수설반야경(文殊說般若經)>의 ‘일행삼매’에 의거한다. 즉 불심(佛心)을 염(念)함이 붓다이고, 망(妄)을 염함이 범부이다.” [?我此法。要依楞伽經。諸佛心第一。又依文殊?般若經。一行三昧。?念佛心是佛。妄念是凡夫] <楞伽師資記T2837_.85.1286c22-c24>

또 이어서 설하기를 “일행삼매는 법계 곧 일상에 합치하는 것이고, 일행삼매에 들려면 반야바라밀을 먼저 듣고 배워서, 고요한 곳에서 산란한 생각을 버리고, 모습도 취하지 말고, 마음을 일불(一佛)에 모아 오로지 염념상속으로 염불해서 일체종지와 일체공덕을 얻는다”고 하였다.

“<문수설반야경>에 설하였다. 문수사리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일행삼매라 하나이까?’ 붓다께서 말씀하셨다. ‘법계[法界, 성스러운 현상을 내는 원인이며 바탕인 진여, 또는 모든 현상과 사물]는 일상[一相, 모든 현상의 차별도 대립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평등한 모습]이니, (그러한) 법계에 계연[繫緣, 합일, 합치]하는 것, 이것을 이름하여 일행삼매라 하느니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일행삼매에 들어가고자 할 때에는 마땅히 먼저 반야바라밀을 듣고, 그 반야바라밀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배운 연후에야, 능히 일행삼매에 들어가 법계에 그대로 합치하여, 후퇴도 물러남도 없고 또는 파괴함도 없고, 부사의하고 걸림도 없고 또는 상이 없다. 선남자 선여인들이 일행삼매를 정작 공부하려고 할 때는, 시끄러운 인연이 없는 한가한 곳에서 모든 산란한 생각을 버리고, 상을 취하지 않고 마음을 일불(一佛)에 매어 두고 오로지 (붓다의) 명호(名號)를 외어야 한다. 붓다가 계신 방소(方所)에 따라 단정히 바로 향하고 앉아, 일불(一佛)에 대해 생각생각이 끊이지 않을 때에는 즉시 그 생각 가운데 능히 과거나 현재나 미래의 제불을 다 본다. 왜냐하면 일불(一佛)의 무량무변한 공덕을 생각하면, 바로 무량한 부처님 공덕을 다 감견(感見)하여 제불공덕과 둘이 아니고, 부사의한 불법(佛法) 등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모두 일여[一如, 차별 없이 평등함]이므로 무상정등정각을 성취하고, 한량 없는 공덕과 한량 없는 변재(辯才)를 모두 갖추느니라. 이와 같이 일행삼매에 들어간 이는 항하사(恒河沙) 제불법계의 무차별한 모습을 모두 다 아느니라.” [文殊?般若經云。文殊師利言。世尊。云何名一行三昧。佛言。法界一相。??法界 是名一行三昧。若善男子善女人。欲入一行三昧。當先聞般若波羅蜜 如?修學 然後能入一行三昧。如法界? 不退不壞。不思議無?無相。善男子善女人欲入一行三昧。應處空閑捨諸亂意 不取相貌 ?心一佛 專稱名字。隨佛方所 端身正向。能於一佛念念相續。?是念中能見過去未來現在諸佛。何以故。念一佛功?無量無邊。亦與無量諸佛功?。無二不思議。佛法等無分別。皆乘一如成最正覺。悉具無量功?無量辯才。如是入一行三昧者。盡知恒沙諸佛法界無差別相。]

<文殊說般若經 T0232_.08.0731a24-b09> <楞伽師資記 T2837_.85.1286c24-1287a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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